“긴 설 연휴… 집에는 가족들의 잔소리와 눈칫밥, 밖에는 온통 커플. 그렇다면 책방으로 대피하세요!”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책방 ‘
퇴근길 책한잔’이 다가오는 설 연휴에 ‘명절 대피소’를 운영한다.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연휴 내내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책방 문을 연다. 누구든 방문해 자유롭게 책을 읽고 술도 가볍게 마실 수 있다. ‘잔소리, 눈칫밥, 커플’에서 자유로운, 이른바 ‘쓰리 프리존(3 free zone)’이다. 27일엔 책방주인이 엄선한 영화를 시청하고 명절 잔소리에 대해 넋두리하는 ‘잔소리 대책회의’도 열 예정이다. 책방주인 김종현씨는 “연휴에 본가에 가지 않는 사람, 친척들 만나서 잔소리 듣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불편하게 집에 붙어있거나 밖에서 기웃대지 말고 서점에 모여 자유롭게 책 읽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서점 ‘
책바’도 정기 휴일인 일요일을 제외하고 설 연휴 기간 동안 평소와 같이 오후 7시에서 새벽 3시까지 책방 문을 연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
최인아 책방’은 오는 30일 주민들을 모아 ‘동네 사랑방’ 자리를 마련한다. 남은 음식들을 가져와 나눠 먹으면서 ‘연휴에 수고가 많았다’며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다. 방문하는 주민들에게 과일, 차 등 먹거리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연휴에도 펜을 놓지 못하는 청년들을 위해
파고다어학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명절 대피소를 운영한다. 학원 강의실을 무료 개방해 공부와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파고다어학원은 명절 대피소를 서울 강남·종로·신촌과 부산 서면, 인천 부평 등 다섯 지점에서 운영한다. 방문객들에게 과자, 음료 등 ‘비상식량’도 나눠준다. 어학원 관계자는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취업이나 자격증 공부를 해야 하는 분들에게 조용히 공부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지난해 설 연휴 때 700여명, 추석 연휴 때 1000여명이 명절 대피소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함께 레저활동 할 사람을 모으는 소셜플랫폼 ‘
프립’은 ‘노(No) 눈칫밥 우리끼리 만둣국 맥주 파티’를 진행한다.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사전 신청한 사람들이 모여 만둣국을 끓여 먹고 맥주를 마시며 각종 게임을 즐긴다. 참가비는 1만원이다. 파티 개최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참가신청이 완료돼 대기 신청만 가능하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