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44)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이 최순실(61)씨를 세차례나 만났다고 증언했다. 지난 20일 공판에서 이한선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와 같은 취지의 증언이라서 최 전 총장의 ‘청문회 위증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는 “최씨, 차은택씨와 함께 최 전 총장을 63빌딩 중식당 등에서 총 3번 만났다. 2015년 12월 두번, 2016년 초에 한번이었다. 최 전 총장은 당시 미르재단에서 추진하는 ‘에콜 페랑디’ 사업에 대해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이한선 이사와 내가 최 전 총장을 따로 만나기도 했다. 학교에서 본 적도 있다”고도 했다.
앞서 최 전 총장은 청문회에서 “2015년 최순실, 정유라씨와 학교에서 인사 정도만 잠시 했다.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법원은 지난 25일 특검이 업무방해와 국회 위증 혐의로 청구한 최 전 총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그러나 법정에서 최 전 총장이 위증한 정황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특검은 구속영장 재청구를 고려하고 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박헌영(39) 케이스포츠재단 과장이 증인으로 나와 최씨가 케이스포츠재단 자회사를 만들려 한 정황을 증언했다. 박 과장은 “최씨가 지난해 4~5월께 ‘더블루케이는 케이스포츠재단과 표면적으로 아무 관계 없는 회사니까 일을 주고받으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자회사를 만드는 것에 대해 알아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재단 자회사를 만들어 자금을 용이하게 빼내려 한 것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 (다만) 법리적으로 의견이 분분해 자회사가 만들어지진 않았다”고 진술했다.허재현 현소은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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