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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포켓몬GO로 ‘역사GO’…“포켓몬GO 덕분에 동네 유적 알았네요”

등록 2017-02-02 18:22수정 2017-02-02 22:06

포켓스탑이 산재해있는 종로2~3가 일대. 사진 포켓스탑 지도 갈무리
포켓스탑이 산재해있는 종로2~3가 일대. 사진 포켓스탑 지도 갈무리
최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이한열 기념관 주변엔 핸드폰을 손에 쥐고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위치기반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 이용자들이다. ‘포켓몬’이라는 가상의 캐릭터를 수집하는 이 게임을 즐기려면 ‘포켓볼’이 필요한데, 포켓볼은 ‘포켓스탑’에서 충전할 수 있다. 증강현실 속에서 이 기념관은 포켓스탑 중 하나로 지정돼있다. 이경란 관장은 “며칠 사이 기념관 앞을 오가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며 “기념관이 지어진 지 10년이 지났지만, 이한열 열사는 알아도 기념관의 존재는 모르는 분들이 많았다. 포켓몬고를 통해 기념관의 존재가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켓몬고 게임이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게임에 이용되는 역사 유적도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포켓몬고 개발업체 나이앤틱은 포켓스탑을 지정할 때 역사적 건축물, 야외 벽화처럼 안전하고 대중의 접근이 가능한 곳 등을 골랐다고 알려져있다.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장소들이 포켓스탑에 많이 포함되면서 유적이 많은 종로구는 포켓몬고 이용자들 사이에서 ‘성지’로 떠올랐다. 실제로 종로 2가에서 3가 사이엔 동상이 많은 탑골공원부터 최시형 순교터 표지석, 6·10독립만세운동삼창터 표지석까지 수십개의 포켓스탑이 있다. 포켓몬고 이용자들은 ‘동네의 역사유적을 재발견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서울 홍은동에 사는 김철현(38·가명)씨는 최근 포켓몬고를 하다가 동네에서 조선시대 문인 정철의 시비를 발견했다. 평소 출퇴근길이었음에도 존재조차 몰랐다는 김씨는 “2년 동안 매일 오가던 길이었다. 게임이 아니었다면 계속 몰랐을 것 같다. 주변에도 ‘포켓몬고 덕분에 동네를 다시 보게됐다’고 하는 이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오탁근(25)씨도 포켓스탑을 찾다 한국전쟁 때 격전이 치러졌던 ‘104고지’의 존재를 알게 됐다. 오씨는 “포켓스탑 지도 속에서 104고지 전적비를 보고 호기심에 어떤 곳인지 검색해보게 됐다”며 “날씨가 풀리면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왼쪽) 포켓스탑으로 지정된 서울 서대문구 이한열기념관. 사진 이한열기념 사업회 제공. (오른쪽) 포켓스탑으로 지정된 노수석 열사 추모비. 사진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 제공
(왼쪽) 포켓스탑으로 지정된 서울 서대문구 이한열기념관. 사진 이한열기념 사업회 제공. (오른쪽) 포켓스탑으로 지정된 노수석 열사 추모비. 사진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 제공
포켓스탑을 활용해 홍보에 나선 박물관도 있다. 경남 김해국립박물관은 지난달 31일 “김박(국립김해박물관)에 오세요. 포켓스탑이 많아요”라는 내용의 트위터를 올렸다. 박물관 내·외부엔 8~9개의 포켓스탑이 있다. 한국민속촌도 트위터를 통해 민속촌에 산재해있는 포켓스탑 지도를 리트위트하기도 했다. 김영삼 정권 때 민주화운동을 하다 숨진 노수석 열사 추모비도 포켓스탑으로 지정돼 관심을 받고 있다.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 권현준 사무국장은 “추모비가 있어도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이들이 많았는데, 포켓스탑으로 지정돼 노수석 열사에 대해 알게 되는 사람들이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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