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에 재소환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이 질문을 받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오늘도 모든 진실을 특검에서 성심껏 말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로 32일 만에 특검에 재소환 됐다.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된 지 25일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26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이 있는 ㄷ빌딩 3층에 이정호(51·사법연수원 28기) 변호사와 함께 도착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 순환출자 문제와 관련해 청탁한 사실이 있느냐” “공정거래위원회에 로비한 의혹이 있느냐”는 등 기자들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두번째 소환인데 심경을 한마디 해달라”는 요구에 잠시 멈춰서더니 “오늘도 모든 진실을 말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여태까지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2일 1차 소환 때와 달리 계속되는 특검 수사에 따른 스트레스 탓인지 오른쪽 뺨에 뾰루지가 나 있었다. 붉은색 계열 넥타이를 맸던 지난 번과 달리 넥타이 색깔은 회색 계열로 바뀌었다. 이 부회장은 1차 조사 때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에 대한 취재 열기를 반영하듯 이날 ㄷ빌딩 3층 주차장은 이른 시각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 10여명이 3층에서 자리를 지켰다. 또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특검 사무실 입구에 서서 ‘이재용 구속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고함을 내질렀다.
이 부회장이 엘리베이터를 탄 뒤에는 그를 찍으려는 사진기자들과 삼성 관계자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기자들이 삼성 미전실 직원 2~3명이 애초 약속과 달리 특검 엘리베이터까지 이 부회장을 수행해 앞을 가로막았다며 항의하자 삼성 관계자는 “일부러 막으려고 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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