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녹취록 등장 문체부 장관 전 보좌관 증언
“고영태가 내 조사얘기 전한 뒤 실제 민정서 찾아와”
“녹취록 속 재단은 다른 얘기...최씨 쪽 명백한 왜곡”
“고영태가 내 조사얘기 전한 뒤 실제 민정서 찾아와”
“녹취록 속 재단은 다른 얘기...최씨 쪽 명백한 왜곡”
“최순실씨가 우병우 민정수석과 친분이 있고 일정한 정보를 민정수석실에서 받고 있다고 들었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61)씨와 안종범(58) 전 정책조정수석 등에 대한 재판에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보좌관이었던 최철(47)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한 내용이다.
최 전 보좌관은 “지난해 3월 고영태(전 더블루케이 이사)씨가 ‘소장(최순실)한테 들었는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너를 조사한다고 하더라. 곧 있으면 잘릴 것 같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고씨가 이런 내용을 알려준 뒤, 실제로 민정수석실 직원이 두 차례 나를 찾아와서 ’해명을 듣고 싶은 게 있다’고 하길래 묻는 대로 답해줬다”고 밝혔다.
최 전 보좌관은 “최순실씨가 일정한 정보를 민정수석실에서 받고 있다고 고씨에게 들었다. 최씨가 청와대에서 브이아이피(대통령)와 대면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우병우 수석과 친분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날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우 전 수석은 “최순실씨를 모른다”고 말했다.
최 전 보좌관의 증언은 ‘전언’이긴 하지만 고씨가 예고한 민정수석실 감사가 실제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간 최씨 쪽은 “대통령은 최순실 없으면 아무 결정도 못한다”는 등의 고씨 증언을 ‘추측’으로 몰아가는 전략을 펴왔다.
이날 재판에서 또 최 전 보좌관은 ‘고영태가 최순실을 쫓아내고 재단을 장악하기 위해 국정농단 사건을 꾸몄다’는 최씨 쪽 주장에 대해 “명백한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고영태 녹취록’에 등장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최 전 보좌관은 “(고영태 등은) 그럴 의도도 능력도 없다. 어떻게 그런 보도가 나오는지 이해가 안된다. 이들이 (녹취록) 대화에서 언급한 재단은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이 아니라 안산을 기점으로 생각한 다른 사단법인이다. 이들은 최순실씨 없이는 아무 일도 추진하지 못한다. 일종의 허세 섞인 대화를 한 것이고 실제로 진행된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최 전 보좌관은 ’개인 비리의 파장을 (최씨가) 고영태 등에게 덮어씌우려는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지금 상황을 보면 그런 것 같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황병헌) 심리로 진행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기소자들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변호인은 “전체적으로 자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날 재판에서 변호인들은 수사자료 검토가 더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의견은 밝히지 않았다.
허재현 현소은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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