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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친박은 ‘성조기’, 촛불은 ‘노란리본’…태극기의 동반자는 달랐다

등록 2017-03-01 20:05수정 2017-03-01 20:56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일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3.1절 맞이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일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3.1절 맞이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들
‘유관순’ 외치며 성조기도 흔들어

박근혜 퇴진운동 참가자들
‘태극기 안심하고 들자’ 리본 달아
그 어떤 3·1절보다 많은 태극기가 서울 도심을 가득 채웠다. 태극기를 든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들에 맞서,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양 집회를 분리하느라 진땀을 뺐다.

1일 오후 2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의 집회가 시작되자 무대에 오른 연사들은 3·1절 만세운동을 한 선열들과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들을 같은 반열에 올리며 기운을 북돋웠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일제보다 더 참혹한 불의와 거짓으로 무장한 어둠의 세력들이 단돈 1원 부정하지 않은 대통령을 탄핵해 오늘 이 자리에 우리로 하여금 태극기를 들게 하였으니 어찌 98년의 간격이 그리 먼일이리오”라는 내용의 선언문을 읽었다. 한 시민은 무대에서 “우리는 지금 유관순입니다”라고 소리쳐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집회 현장엔 태극기와 함께 대형 성조기가 휘날렸다. 주최 쪽은 50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50대 남성이 자신의 손가락을 자른 뒤 붕대를 감고 나타나기도 했다.

앞서 오전 11시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같은 자리에서 ‘3·1만세운동 구국기도회’를 열었다. 주최 쪽은 정치적인 집회가 아니라고 밝혔으나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이 무대를 지키고 참가자 대부분이 탄핵반대 집회에 합류하는 등 사실상 사전집회 성격을 띠었다. 기도회 끝엔 전국 목사 500명으로 구성된 ‘구국결사대’가 단상에 올라 “태극기를 싫어하고 대통령을 모함하는 자들, 정권을 찬탈하고 공산화하기 위해 발악하는 자들을 모조리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화문광장엔 촛불과 함께 ‘노란 리본’ 태극기가 휘날렸다. 오후 5시께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최로 시작된 ‘18차 촛불집회’엔 주최 쪽 추산 30만명이 모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무대에 올라 “우리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넘겨줘야 한다“며 “새로 대통령이 바뀌어서 대한민국을 튼튼하게 지켜주시도록 역사의 산증인 이용수는 엎드려서 빌겠다“고 말한 뒤, 아리랑을 불렀다. 3·1절인만큼 ‘시민대표 33명’은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날 광화문 노란리본공작소는 노란리본이 달린 태극기 3000~4000개를 준비해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자원봉사자 전현지(38)씨는 “탄핵반대 집회 쪽에서 태극기를 자신들의 표식처럼 사용하고 있지만 국기가 그렇게 사용되면 안 되지 않느냐. 안심하고 태극기를 들 수 있도록 리본을 붙였다”고 말했다.

평소 청와대, 헌재, 총리관저 세 곳을 향했던 행진은 전날 법원 가처분신청 결과에 따라 청와대 방면 한 곳으로만 이뤄졌다. 탄핵반대 쪽의 행진과는 시차가 있어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양쪽의 접촉 자체를 막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탄핵반대 집회 장소는 광화문광장 남단에서 불과 30m 정도 떨어져 있었다. 경찰은 촛불집회가 예정된 광화문광장을 이른 오전부터 차벽으로 둘러싸 막았다. 오후엔 광장 둘레에 숨구멍만 열어둬 태극기를 든 시민들의 진입 자체를 막았다. 이 때문에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인근 케이티(KT) 건물과 주한 미국대사관 사잇길이나 지하철 통로를 통해서만 광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박수지 고한솔 방준호 박수진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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