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재용 뇌물 ‘대가성’ 입증에 총력
이재용 쪽 ‘강요의 피해자’ 논리 맞서
같은날 ‘삼성합병 직권남용’ 문형표 준비절차
최순실 재판 사건병합·공소장 변경도 관심
이재용 쪽 ‘강요의 피해자’ 논리 맞서
같은날 ‘삼성합병 직권남용’ 문형표 준비절차
최순실 재판 사건병합·공소장 변경도 관심
박영수 특검팀의 90여일간 수사 성과가 법정에서 본격적으로 평가받게 됐다. 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 첫 재판을 비롯해 특검팀이 기소한 ‘국정농단’ 관련자들의 재판이 줄줄이 열린다.
먼저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영훈) 심리로 9일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이 부회장과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 삼성 임직원 5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경영권 승계 등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순실씨와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쪽에 433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최씨와 박 대통령이 사실상 ‘경제공동체’로, 최씨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원이 박 대통령의 이해관계와 일치했다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그 대가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도움을 받았다. 특검팀은 이런 논리로 뇌물죄 성립의 핵심요건인 ‘대가성’ 입증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부회장 쪽은 대가성이나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는 취지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대통령이 요구하는데 거역할 대한민국 국민이 얼마나 되겠느냐. 이 부회장은 (재단 출연 등) 대통령이 내준 ‘숙제’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뇌물 공여자’가 아닌 ‘강요의 피해자’로 논리를 구성하겠단 전략이다.
애초 이 부회장 사건은 그의 첫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조의연 부장판사가 재판장으로 있는 형사21부에 배당됐으나, 조 부장판사의 요구로 재배당됐다. 법원 관계자는 “신속한 심리를 위해 지난달 신설돼 심리 중인 사건이 거의 없는 형사33부에 재배당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조의연) 심리로 ‘특검 1호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대한 두 번째 준비절차가 열린다. 문 전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 등을 받는다. 그는 지난달 1일 열린 첫 재판에서 구체적 입장을 드러내지 않아, 이번 절차에서 혐의 인정 여부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6일 진행되는 최순실씨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재판에선 재판부가 특검팀 쪽의 사건병합 신청을 받아들일지가 관심사다.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삼성으로부터 재단출연금 등 298억원을 받은 혐의(뇌물) 등으로 최씨를 추가기소하며 기존에 진행 중이던 최씨 재판과 함께 심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씨는 지난해 11월 기업들을 압박해 두 재단에 출연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 강요)로 기소돼 이미 15차례 넘게 재판을 받아왔다. 이날 재판에서 법원이 병합 요청을 받아들이고 검찰에 공소장 변경에 대한 석명을 요구하면 특검팀과 검찰은 협의해 최씨의 공소장을 변경할 수 있다. 검찰과 특검팀이 공소장 변경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거나 법원이 병합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뇌물’ 사건과 ‘직권남용’ 사건이 각각 따로 진행된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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