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와 성소수자커뮤니티 춤추는Q가 지난 2월15일께 학교 학생회관에 걸어둔 현수막. 사진 성소수자협의회 제공
성소수자 모임이 학내에 걸어둔 현수막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강대학교 성소수자협의회와 ‘서강퀴어모임&서강퀴어자치연대 춤추는큐(Q)’는 6일 마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수막 도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마포경찰서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 2월15일께 서강대 학생회관과 후문에 현수막 2개를 게시한 뒤 일주일 만에 현수막이 사라졌다. 두 현수막에는 ‘춤추는Q, 서강대학교 성소수자협의회’ 모임 이름과 온라인 커뮤니티 주소가 적혀 있었다. 학교 쪽의 게시 허가도 받은 상태였다. 성소수자협의회 관계자는 “학교가 현수막을 철거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학교 쪽에 확인했다. 해당 현수막 옆에 걸린 다른 현수막은 철거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성소수자 관련 현수막만 무단 철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가 새 학기에 홍보물을 제작하고 설치하는 것은 혐오의 시대에 성소수자의 존재를 알리고 새롭게 입학한 새내기들에게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이런 현수막을 무단 철거하는 것은 성소수자 혐오의 연장 선상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자신과 성 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성소수자를 공격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2월말께 서강대 자연과학부 소속 ㄱ교수가 ‘성소수자 신입생을 환영한다’는 취지의 현수막을 칼로 찢어 쓰레기통에 버린 사건이 있었다. 학교 총학생회와 춤추는Q가 해당 교수를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지만, 지난해 8월 해당 교수는 ‘범죄 전력이 없고 해당 사건에 대한 사과문을 학생 쪽에 전달했다’는 이유 등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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