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전실에서 청와대·복지부·공정위·거래소 등에 청탁
정부, 삼성물산 합병·메르스 등 ‘삼성 이슈’ 때마다 도움
이 부회장이 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길 터주기도
정부, 삼성물산 합병·메르스 등 ‘삼성 이슈’ 때마다 도움
이 부회장이 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길 터주기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최소 6건의 청탁을 한 것으로 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 부회장이 직접 박근혜 대통령에게 청탁한 것을 비롯해, 그룹 미래전략실 임원을 동원해 청와대와 보건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 등의 고위직에 전방위적으로 청탁했다.
특검팀이 파악한 청탁만 6건에 이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2015년 7월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다. 삼성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국민연금공단 고위 관료를 동원해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합병이 이뤄지도록 청탁했다. 합병에 따라 더 분명해진 신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과정에서도 청탁이 이뤄졌다. 안 전 수석과 공정위 고위 관료 등에 청탁해 그룹 계열사가 처분해야 할 통합 삼성물산 주식을 1000만주에서 500만주로 줄였다.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비밀리에 금융위원회에 검토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개인 재산을 추가로 쓰지 않고 두 배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뼈대였다. 금융위가 삼성 특혜가 우려된다며 거부 방침을 밝히자,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에게 직접 얘기하는 등 청탁 강도를 높였다. 금융위가 재검토를 하고도 여러 차례 반대 입장을 고수하자 삼성은 결국 금융지주사 추진을 보류했다.
이 부회장이 ‘간판사업’으로 밀고 있는 바이오사업에서는 암묵적 청탁과 특혜가 이뤄졌다. 한국거래소는 2015년 11월 ‘연간 영업익 30억원 이상’이라는 규정을 없애 적자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줬고, 환경부는 이 회사가 생산하는 원료물질에 대해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등록을 면제해줬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박 대통령 독대 때 이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삼성은 2015년 5월 메르스 사태 때 삼성서울병원의 초기대응 실패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해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과 감사원 임원 출신 고문 등을 동원해 움직였다. 복지부는 2016년 1월 감사원으로부터 제재 조처를 통보받고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지난해 12월 특검 수사가 시작된 뒤에야 삼성서울병원을 의료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부회장은 또 2015년 7월 박 대통령 독대 때 엘리엇 등 외국자본으로부터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청탁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앞장서 반기를 든 바 있다.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2월 엘리엇의 5% 보유 주식 보고의무 위반 사실을 검찰에 통보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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