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가 서울노인복지센터 앞에 무대를 설치하고 탄핵 각하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가 8일 오전부터 박 대통령 탄핵 각하를 요구하며 3박4일 집회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260m 떨어진 서울노인복지센터 앞 간이 무대에서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스티로폼, 이불, 비닐이 곧 올 거니 그걸 덮고 자면 된다”며 “정의와 진실, 박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캠핑왔다고 생각하시라”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밤샘 농성’을 독려했다. 이어 “적당히 하는 게 아니라 끝까지 한다“며 “컵라면으로 식사도 하시라“고 말했다. 사회자는 “지금 헌법재판관들이 ‘각하’를 쓰려면 벌벌 떨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왔다는 한 여성은 무대에 올라 “지금 손주 보러 서울에 와서 이 집회에 나올 수 있었다. 너무 다행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국역 5번 출구부터 수운회관 앞까지 500여명 모인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들고 ‘탄핵 각하’, ‘국회 해산’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한 60대 여성은 <한겨레>에 “이깟 추위가 문제냐”며 “좋은 나라 물려주기 위해 밤을 새우겠다”고 말했다.
매일 노인 3000여명이 드나드는 서울노인복지센터 쪽은 안전사고를 우려해 경찰에 더 철저한 경비를 요청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왜 센터 안에서 태극기를 흔들면 안 되느냐”며 직원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센터 관계자는 “3박4일 집회일정을 오늘 알게 됐다”며 “센터 프로그램은 오후 6시께 끝나는데 교통이나 안전 문제가 걱정돼 오후 2시께 끝내달라고 안내드렸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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