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차은택 재판서 황창규 KT 회장 진술 공개
최순실 회사에 광고 주려 ‘최씨 측근’ 인사 요구
최순실 회사에 광고 주려 ‘최씨 측근’ 인사 요구
청와대가 최순실씨 광고 회사에 광고물량을 주기 위해 ‘원포인트 인사’까지 지시하며 사기업 인사와 광고대행사 선정에까지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8일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이날 열린 차은택씨 등에 대한 재판에서, 황창규 케이티(KT) 회장이 “2015년 안종범 전 수석이 ‘윗선의 관심사항’이라며 (차씨의 지인) 이동수씨를 채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해 8월엔 ‘내일까지 브이아이피(대통령)께 보고해야 한다’며 이씨를 광고 총괄 담당으로 옮기라고 요구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이 공개됐다. 최씨와 차씨는 케이티 광고를 수주하기 위해 박 대통령을 통해 케이티에 압력을 넣어 지인인 이씨 등을 취업시킨 혐의를 받는다. 안 전 수석이 ‘브이아이피 뜻’, ‘윗선의 관심’ 등을 언급하며 여러 차례 독촉 전화를 했다고도 황 회장은 검찰에서 밝혔다.
이날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이동수씨도 “차씨가 브이아이피를 언급하면서 ‘케이티와 (채용 관련) 얘기가 다 끝났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2015년 2월 첫 출근을 앞두고 안 전 수석에게 ‘첫 출근이다. 폐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창조경제 케이티 성공하도록 많이 도와달라. 건승하라’는 내용의 답신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청와대는 이씨 등이 채용된 뒤엔 최씨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가 케이티 광고대행사로 선정되도록 압력을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안 전 수석으로부터 플레이그라운드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하라고 지시받았다. 신설법인인 플레이그라운드가 지난해 선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자 직원들을 시켜 선정기준을 바꿨다”고 했다. 이 결과 플레이그라운드는 지난해 3~8월 사이 케이티로부터 68억원 상당의 광고 7건을 발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또 지난해 7~8월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되면서 케이티쪽이 발주를 중단하자, 차씨와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인 김성현씨가 ‘플레이그라운드는 브이아이피 관심 사안이고, 브이아이피 일을 많이 하는데 일을 안 주면 어떡하느냐’는 취지로 항의했다고도 증언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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