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인 지난 1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하는 레드카드를 뜻하는 붉은색 촛불을 치켜들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을 하루 앞둔 9일, 그동안 촛불집회를 주최해온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11일 주말집회를 ‘촛불 승리 축하 퍼레이드’ 형식으로 치르기로 했다.
퇴진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일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한 촛불혁명이 승리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퇴진행동 남정수 공동대변인(민주노총 대변인)은 “국민이 민주주의로 만든 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역사와 1500만 촛불 민심을 거스르는 결정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남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촛불 혁명이 ‘헬조선’을 바꾸지 못해 4·19나 6월항쟁처럼 미완의 혁명이 될까 두렵다”며 “촛불 항쟁 승리는 정권교체를 넘어서 국민 모두의 승리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퇴진행동은 11일 열릴 20차 ‘범국민 행동의 날’ 행진 코스를 청와대와 헌재 방면 대신 종로 쪽을 택했다. 저녁 6시30분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종로를 따라 흥인지문까지 간 뒤 을지로를 거쳐 세종대로로 되돌아올 계획이다. 이에 앞서 오후 4시부터 열리는 본대회에서는 박 대통령 구속, 황교안 권한대행 퇴진, 사드 배치 반대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시민들이 참여해 작성한 ‘촛불권리선언’도 발표된다. 이 선언에는 직접민주주의 강화와 차별 철폐, 재벌 개혁, 노동권과 사회복지 실현 등 10개 분야의 개혁 방안이 담겨 있다.
퇴진행동은 이에 앞서 헌재의 탄핵 결정 전까지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긴급행동을 벌인다. 9일 저녁 7시부터 ‘탄핵 인용을 위한 1차 광화문 긴급행동’을 광화문광장에서 연 뒤 헌재 앞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10일엔 오전 9시부터 헌재 앞에서 시민들과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를 시청한 뒤, 선고 결과에 따른 입장을 발표한다. 탄핵 결정이 인용될 경우, 종로 방향으로 약식 ‘촛불 승리 축하 퍼레이드’를 연다. 탄핵이 기각·각하될 경우와 관련해 퇴진행동은 “우리의 기획된 행동을 넘어서는 전국민적인 저항이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며 “우리는 국민이 가는 길을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또, 탄핵반대 단체들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해 “시민과 기자들에 대한 전례 없는 백색 테러가 극에 달하고 있지만, 이들과 최대한 접촉을 피해 불상사가 없도록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퇴진행동은 “과학적인 집계를 통해 지금까지 19차에 걸친 전국 촛불집회에 1587만30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됐다”며 “평일 촛불집회와 국회, 새누리당, 법원, 삼성, 특검, 헌재 앞 집회와 일부 지역집회까지 포함하면 참가자 수가 이보다 많다”고 밝혔다.
안영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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