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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탄핵반대 집회 2명 사망…경찰차량 탈취 사고 등 아수라장

등록 2017-03-10 14:19수정 2017-03-10 22:54

추락한 스피커에 머리 맞고 사망
경찰, 용의자 자택에서 긴급체포
1명은 의식잃어 병원 이송중 숨져

파면 주문 전까지 밝던 분위기 반전
태극기 온몸에 감은 참가자들 눈물
취재진에 철제사다리 내리치고 발길질

헌재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인용이 발표된 10일 오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던 시민들이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서울 재동 헌재로 향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헌재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인용이 발표된 10일 오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던 시민들이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서울 재동 헌재로 향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믿어 의심치 않던 ‘탄핵 각하’ 대신 ‘8대0’이라는 압도적 탄핵 인용은 큰 충격파을 낳았다. 취재진이 무더기로 폭행 당했고, 집회 참가자로 추정되는 시민 2명이 숨졌다.

10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 안국역 인근에서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멸공의 횃불’과 ‘전우야 잘자라’는 군가를 따라 부르며 태극기를 흔들었다. 오전 11시21분께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박 대통령 파면 주문을 읽기 직전, 정미홍 전 <한국방송>(KBS) 아나운서가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의 마이크를 가로채 “4개 중 3개가 무죄랍니다!”라며 ‘낭보’를 전하자 태극기와 성조기가 뒤섞인채 흔들렸다. 기쁨은 1분도 채 가지 않았다.

“탄핵이 인용됐대.” 여기저기서 웅성거림과 당황한 표정이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목에 걸거나 태극기를 온몸에 감은 나이 든 여성들이 눈물을 흘리더니 소리내 울었다. 서울 압구정동에 산다는 김아무개(80)씨는 “언론이 미리 선동하는 바람에 헌재가 이렇게 판결했다”며 “각하를 확신했는데 이 나라를 김정은이 차지해야 정신을 차릴 것이냐”며 허탈해했다. 정광용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대변인이 “박 대통령은 잠시 죽지만 우리 마음 속에서 영원히 사는 예수님이 되셨다”며 “극단적인 행동은 안 된다”며 장내를 정리하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로 추정되는 시민 2명이 숨졌고 2명이 크게 다쳤다.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오후 1시께 김아무개(72)씨는 헌재 인근 안국역 사거리에 떨어진 스피커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후 1시50분께 숨졌다. 앞서 12시30분께 정아무개(65)씨가 경찰버스를 탈취해 경찰 소음관리차량을 들이받아 그 위에 있던 철제 스피커가 떨어지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경찰은 이날 저녁 서울 도봉구에서 정씨를 긴급체포했다.

낮 12시15분께에는 안국역 출입구 인근에서 김아무개(66)씨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숨졌다. 경찰은 전담팀을 구성해 목격자 진술과 각종 채증자료 등을 토대로 이들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2명이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 중이지만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사망자와 가족들께 진심으로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며 “모든 이들의 생명은 소중하다.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추모 논평을 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을 촬영하던 기자들은 머리채를 뜯기거나 발길질을 당했다. 참가자들은 “찍지 마”라고 소리치며 카메라 등 장비를 부수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격앙되면서 젊은 사람이면 무조건 한 곳으로 몰아 신분을 확인하려 하기도 했다. 철제 사다리로 취재진의 머리를 내리치는 집회 참가자도 있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기자에 대한 폭행은 개인에 대한 폭행을 넘어 언로를 가로막는 심각한 언론 자유의 침해”라며 “기자 집단 폭행은 공권력에 도전이자 헌법에 대한 도전으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긴급 성명을 냈다. 이날 저녁 8시30분 현재 경찰 9명도 부상을 당했다. 경찰청은 이날 불법 행위자 7명을 검거해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탄핵반대 집회 세력은 “‘짜고치는 고스톱’에 당했다”며 “헌재 판결 불복종에 대한 즉각적인 국민저항운동 행동개시를 위해 회의 중”이라고 밝혔다. 탄기국은 이날 오후 인터넷 카페에 “안국역 현장에서 입당원서와 헌재 판결 불복종 서명 진행할 예정”이라며 “안국역 연좌농성 투쟁현장으로 집결해주시기 바란다”고 썼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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