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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헌재 보충의견 “박대통령 세월호 당일 무성의한 태도 일관”

등록 2017-03-10 14:21수정 2017-03-10 18:26

이진성·김이수 재판관, ‘7시간’ 대응 비판
“해경청장에 특공대 투입 지시 인정 못해”
이진성, 김이수 헌재 재판관이 세월호 참사 관련 소추사유에 대한 보충의견을 통해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두 재판관은 “박 대통령이 국가공무원법 상의 성실의무를 위반했지만 의식적으로 직무를 포기했다고 보기 어려워 파면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도 “국가 최고지도자가 국가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하여도 무방하다는 인식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므로 박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위반을 지적한다”고 말했다.

우선 두 재판관은 박 대통령이 집무실로 정상 출근했다면 더 빨리 위기 상황을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해양수산부는 오전 9시40분께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하였는데, 해양사고(선박) 위기관리 실무매뉴얼은 최상위 단계인 ‘심각’ 단계의 위기경보 발령 시에는 대통령실(위기관리센터)과 사전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안보실은 오전 9시40분 이전에 상황의 심각성을 알았고, 박 대통령이 집무실에 출근하여 정상 근무를 했다면 오전 9시40분께에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언론 오보로 대응이 늦어졌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오보들을 보고받았다고 볼 자료가 없고, 청와대는 해당 보도가 해경에서 확인하지 않은 보도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오보는 박 대통령이 심각성을 인식하는 판단에 방해를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박 대통령이 ‘당일 오후 1시7분께, 13분께 ‘190명이 추가 구조되어 총 370명이 구조되었다’는 내용의 보고를 받아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그런 보고를 받았다해도, 104명의 승객이 아직 구조되지 못한 상황이다. 상황이 종료되었다고 판단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시점을 오후로 늦출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사고 초기부터 논란이 됐던 ‘해경청장에 대한 특공대 투입 지시’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15분께, 22분께 국가안보실장에게, 10시30분께 해경청장에게 전화해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통화기록을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통화가 실제로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경청장은 ‘오전 9시53분께 이미 특공대 투입을 지시했다’고 하는데, 박 대통령이 실제로 해경청장과 통화를 했다면 같은 내용을 다시 지시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해경청장에 대한 특공대 투입 등 지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주장하는 최초 지시 내용은 매우 당연하고 원론적인 내용”이라며 “사고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대응하려는 관심이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에 구체성이 없는 지시를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보이는 시점부터 약 7시간이 경과한 중대본 방문 이전까지 계속 관저에 머물며 상황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전화 지시를 했을 뿐”이라며 “내용과 박 대통령의 행적을 볼 때, 박 대통령이 위기에 처한 수많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이고도 심도 있는 대응이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관저에 머물며 성실히 근무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은 “박 대통령은 그날 저녁까지 별다른 이유 없이 집무실에 출근하지도 않고 관저에 머물렀다”며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형 재난이 발생하였는데도 그 심각성을 아주 뒤늦게 알았고 이를 안 뒤에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결국 박 대통령은 위기에 처한 수많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심도 있는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결론냈다.

이들은 이어 “진정한 국가지도자는 국가의 위기 순간에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알맞게 대처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고 피해자 및 그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 하며 국민에게 어둠이 걷힐 수 있다는 희망을 주어여 한다”며 “국민이 국정 최고 책임자의 지도력을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은 국가 구조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전형적이고 일상적인 상황이 아니라 전쟁이나 대규모 재난 등 국가위기가 발생해 그 상황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이를 통제 관리해야 할 국가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라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년 4월16일이 바로 이러한 날에 해당한다”며 “피해자와 가족들은 물론이고 지켜보는 국민 모두가 어느 때보다도 박 대통령이 대통령의 위치에서 최소한의 지도력이라도 발휘해 국민 보호에 앞장서 주길 간절하게 바라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원철 서영지 박태우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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