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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노무현-박근혜 뭐가 달랐나? 법 위반 같지만 중대성 차이

등록 2017-03-10 18:51수정 2017-03-10 22:34

헌재, 모두 법위반 판단했지만
2004년 심판 “파면할 정도의 법 위반 아니다” 중대성 제시
2017년 심판 “거짓말·은폐… 헌법 수호할 의지 전혀 없어”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문을 읽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문을 읽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3년의 시차를 두고 탄핵 심판대에 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헌법재판소는 둘 다 법을 어겼다고 판단했지만 결과는 판이했다. 한쪽은 대통령직 유지, 한쪽은 파면.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헌재는 10일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이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했다며 파면 결정을 내렸다. 반면 2004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헌재는 노 전 대통령이 헌법과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등을 위반했다고 밝혔지만 탄핵을 기각했다. 이런 차이는 대통령의 헌법·법률 위반 행위가 대통령직을 파면해야 할 만큼 중대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달랐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법 위반 행위가 파면 결정을 통해 손상된 헌법질서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요청될 정도는 아니다.” 2004년 5월14일 윤영철 당시 헌재소장이 읽은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의 일부다. 헌재는 노 전 대통령이 국민투표로 본인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고 하거나, 총선을 앞두고 여당을 지지한 발언 등이 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헌재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기각했다.

당시 헌재는 유례가 없던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중대한 법 위반’, 즉 중대성을 기각과 파면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대통령의 법 위반 행위가 분명하더라도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대통령을 파면하는 경우 초래되는 부정적 효과를 서로 따져 파면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헌재는 노 전 대통령이 현행 선거법을 ‘관권 선거 시대의 유물’로 폄하하고 선거에서 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등 “법치국가의 정신과 헌법 수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지만, 이로 인한 국가적 피해가 대통령직을 파면하는 벌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반면, 이번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피청구인(박 대통령)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을 파면함으로써 초래되는 부정적 효과보다 그를 파면함으로써 생기는 법질서 수호 등의 긍정적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헌재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 중 ‘최순실의 국정개입 허용과 권한 남용’ 부분과 관련해, 그가 공무상 비밀문건을 유출하고 최씨의 사익 추구를 돕는 등 현행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봤다. 헌재는 이에 그치지 않고, 박 전 대통령의 거짓말과 은폐 시도 등도 파면 결정의 중대한 이유로 들었다. 최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를 숨기거나 부인해 국회와 언론의 감시를 방해했고, 진상규명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는 등 헌법수호 의지를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박 전 대통령의 얕은 수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결국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 행위가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해 파면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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