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결정문을 읽기 위해 마이크를 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재판장을 맡았던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3일 퇴임했다.
이 재판관은 이날 오전 11시에 열린 퇴임식에서 “우리 헌법재판소는 바로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결정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전날 삼성동 자택에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며 탄핵에 불복할 뜻을 밝힌 것을 의식한 듯,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비자>의 고사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法之爲道前苦而長利)’를 인용하며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 요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있다고 믿는다.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이 재판관은 퇴임사에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를 담는데 노력했다. 그는 이날 퇴임으로 1987년 판사로 임관한 이래 30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조촐하게 진행된 이날 행사는 오전 11시에 시작해 국민의례-퇴임사 낭독-꽃다발 증정 순으로 9분 만에 종료됐다. 퇴임식장엔 헌재 직원 100여명만이 참석했을 뿐 송두환(68·사법연수원 12기) 전 헌법재판관 외엔 특별한 외빈이 없었고, 가족들도 보이지 않았다. 헌재 관계자는 “이 재판관이 행사를 요란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해 가족들도 퇴임식에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권한대행은 행사를 마친 뒤 구내식당에서 재판관들과 재임 중 마지막 점심을 함께 한 뒤 집으로 향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