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차관, 국정농단 재판서 증언
“박 전 대통령이 ‘왜 정유라 기죽이냐’ 질책 뒤
김재열·박상진 등 최순실·정씨 지원 경과 알려”
최씨 “내가 안고갈건 안고가지만 사실대로 말하라”
“박 전 대통령이 ‘왜 정유라 기죽이냐’ 질책 뒤
김재열·박상진 등 최순실·정씨 지원 경과 알려”
최씨 “내가 안고갈건 안고가지만 사실대로 말하라”
삼성 쪽에서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 2~3개월마다 최순실(61)씨의 딸 정유라(21)씨에 대한 지원 경과를 알렸다는 증언이 13일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나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차관은 “2015년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을 만난 뒤, 박 사장이 2~3개월에 한번씩 연락해와 정씨에 대한 지원 상황을 설명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차관은 또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삼성에 ‘정씨를 지원하라’고 했다는 것도 삼성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은 “2015년 1월 박 전 대통령이 ‘정유라 같이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을 잘 키워야지, 왜 기를 죽이느냐. 정씨 같은 선수들을 잘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라’고 지시했다”며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으로부터도 ‘(최씨 운영의) 동계스포츠센터영재센터에 지원한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차관은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미쳐 박 전 대통령이 삼성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차관은 또 최씨가 자신의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자 문체부 산하 공기업 임원의 인사 조처를 요구했다고도 증언했다. 최씨는 김 전 차관과 공모해 문체부 산하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장애인펜싱팀을 창단하고, 최씨 회사인 더블루케이와 용역계약을 맺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훈련장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자 최씨가 ‘선수들이 민정수석실에 투서를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이기우 사장을 가리켜 ‘저렇게 일처리 못하는 사람은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해 곤혹스러웠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은 이어 “안 전 수석이 이 사장에게 ‘청와대가 장애인 펜싱팀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고 들었다. 청와대까지 챙기고 있다는 생각에 당황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법정에서 최씨는 김 전 차관에게 질의할 기회를 얻고 “내가 짐을 다 안고 갈 건 안고 가겠지만 사실대로 말하라”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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