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앞에 지지자들이 모여 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지난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온 뒤 지지자들이 연일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경찰과 기자를 폭행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초등학교 후문과 맞붙어 있는 박 전 대통령 자택 앞 집회를 경찰이 제한해야 한다는 학부모와 주민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엔 집회 신고를 낸 ‘박근혜지킴이결사대’ 100여명이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내건 채 태극기를 흔들고 있었다. <제이티비시>(JTBC) 취재 차량이 들어오자 이들 중 여성 2명이 바닥에 드러누워 진입을 막는 등 이따금 경찰이나 취재진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강남경찰서는 이들이 4월10일께까지 집회 신고를 내놨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 있는 삼릉초등학교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은 걱정이 많다. 박 전 대통령 자택과 학교 후문이 맞닿아있을 정도로 가깝기 때문이다. 삼릉초 4학년생 자녀를 둔 40대 주부 김아무개씨는 “과격한 사람도 있고 애들이 쳐다보면 뭐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해서 아이에게 절대 그쪽으로 쳐다보지도 말라고 했다. 집회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무섭다”고 말했다. 이 학교 5학년 남학생은 “후문 근처 편의점도 무서워서 못 가겠다. 말 걸면서 태극기 배지 준 사람도 있었는데 그냥 버렸다”고 말했다.
13일 삼릉초는 “최근에 학교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들로 인해 우리 학교 어린이들의 등·하교 시 안전이 우려된다”며 학부모들에게 협조사항을 적은 가정통신문을 보내기도 했다. 가정통신문엔 ‘당분간 등하교는 후문으로 하지 않고 정문으로만 통행하기’, ‘낯선 사람을 따라가거나 이야기하지 않도록 하기’ 등의 당부사항이 적혀 있다. 보다 못한 학부모들은 15일 강남경찰서에 “학교 인근 집회 신고를 철회해달라”는 탄원서를 낼 계획이다.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 문제를 고려할 때 경찰이 이들의 집회를 제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 제8조엔 “신고장소가 학교의 주변 지역으로서 집회 또는 시위로 학습권을 뚜렷이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엔 집회를 금지 또는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학교 앞에서 확성기 등을 사용해 소음을 일으킬 때 제한할 수 있는데 현재 육성만 쓰고 있다”며 “현 상태에서 집회를 제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시선을 의식해선듯 박종화 박근혜지킴이결사대 집행위원은 이날 집회 현장에서 “여기서 소란피우는 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원하는 일이 아니니 가능한 소음을 적게 내달라”고 주변에 당부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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