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수석, 차은택 등 형사재판서
“박, 최순실 지원 만류 못해 후회해”
문형표 재판에선 김진수 비서관 증언
“박, 특검 조사내용 파악 지시했다고 들어”
“박, 최순실 지원 만류 못해 후회해”
문형표 재판에선 김진수 비서관 증언
“박, 특검 조사내용 파악 지시했다고 들어”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최순실(61)씨에게 이권을 주기 위해 사기업 인사와 광고 사업에 수시로 개입한 정황이 15일 ‘국정농단’사건 재판에서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입을 통해 소상히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이날 열린 차은택씨 등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안 전 수석은 “2015년 1월 박 전 대통령 지시로 황창규 케이티(KT) 회장에게 이동수씨를 채용해달라고 했다. 그해 10월엔 박 전 대통령이 케이티 광고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로 이씨를 보내라고 여러 차례 지시해서 황 회장에게 그대로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케이티에 압력을 가해 최씨와 차씨의 지인을 채용하도록 한 뒤, 최씨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가 68억원에 달하는 케이티 광고를 수주하도록 한 의혹을 받는다.
안 전 수석은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케이티의 구체적 보직까지 파악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나는 (이씨가 본부장으로 옮긴) 아이엠씨(IMC)란 용어도 알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이 설명해줘서 알았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기업 총수들에게 최씨 회사의 소개서를 건네며 ‘홍보 도우미’를 자처했다. 안 전 수석은 “2016년 2월 박 전 대통령이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과 개별 면담 때 플레이그라운드 소개서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박 전 대통령이 면담 후반부에 내게 ‘플레이그라운드는 미르재단 일에 많은 도움을 주는 회사로, 회장들에게 협조를 부탁해뒀으니 알고 있으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안 전 수석은 이어 “박 전 대통령에게 대기업은 자체 광고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광고 협조를 요청하는 건 부적절하단 취지로 말했다. 강하게 만류하지 못해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조의연) 심리로 열린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재판에선 박 전 대통령이 올해 초 특검의 조사내용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은 “지난 1월 박 전 대통령이 김현숙 보건복지수석에게 전화해 ‘최원영 전 수석이 전날 특검에서 무슨 내용으로 조사받았는지 파악해보라’고 지시했다고 김 수석에게 들었다”고 증언했다.
김 비서관은 또 김 수석이 자신의 특검 출석을 만류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지난 1월 특검에서 “안종범 전 수석 등으로부터 삼성물산 합병 사안을 챙겨보란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한차례 거짓 진술했다가 이를 뒤집고 특검에서 사실을 밝히겠단 의사를 전하자, 김 수석이 “대통령을 모시는 입장에서 뭘 또 가려고 하느냐”며 만류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이날 청와대 출입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같은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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