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후견인 사위 논란’ 이재용 재판부 바뀐다

‘안일한 처사’ 비판 끊이지 않자 방침 바꾼 듯
‘진경준 뇌물죄 무죄 선고’ 재판부로 바뀌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쪽에 433억여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 5명에 대한 재판을 서울중앙지법이 17일 기존 형사33부에서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로 재배당했다고 밝혔다. 형사27부는 지난해 12월 진경준 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뇌물 사건’ 1심에서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다.

이번 재배당 조처는 형사33부 재판장인 이영훈 부장판사가 과거 최씨 후견인이었던 인사의 사위라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은 16일 이런 사실이 처음 알려졌을 때만 해도 “언론보도 전엔 이 부장판사가 장인과 최씨의 관계를 알지 못했고, 이 부장판사의 장인이 정수장학회 이사를 지냈고 최씨가 독일에 갈 때 지인을 소개해준 사실은 있지만 박정희 대통령 사망 이후 최씨 일가와 연락하고 지내지 않았다”며 “재배당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안일한 대처라는 비판이 법조계 안팎에서 일자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이 부장판사가 재판의 공정성에 대해 조금의 의심이라도 생긴다면 재배당을 요청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해 서면으로 재배당 요청을 했고 법관 등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에 따라 재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사건이 재배당된 형사27부는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친구인 김정주 넥슨 전 대표로부터 공짜 주식을 받은 부분에 대해 1심에서 뇌물 혐의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라 또다른 관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진동 판사는 김 전 대표가 ’보험차원에서 돈을 건넸다’는 진술 등을 했는데도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 논란이 됐다.

허재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