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펙 정상회의 기간 벡스코(BEXCO) 1층 IT(정보기술) 전시관에 설치될 가상의 홀씨. 1만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셀로 구성돼 지름이 4.5m나 되며 대한민국이 `IT 메신저\'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음을 표현한다. 부산/연합뉴스
[2005 부산아펙] 뭘 논의하나
“개도국 2020년까지” 보고르 목표 점검 FTA 협상·농산물 개방 ‘경제논의 양대 축’
이번 아펙(APEC) 정상회의는 크게는 경제·통상과 정무라는 두가지 큰 줄기로 나뉘어 각료회의부터 정상회의에 이르기까지 심도있는 논의를 거치게 된다.
경제·통상 분야=경제·통상 분야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 대한 아펙 차원의 기여방안과 자유무역협정(FTA)의 확산, 경제기술협력 및 경제양극화 해소방안 등이 핵심 내용이다. 특히 ‘선진국은 2010년, 개발도상국은 2020년까지 무역·투자 자유화’를 내용으로 하는 ‘보고르 목표’(1994년 인도네시아 보고르 정상회의에서 채택)에 대한 중간점검을 한 뒤, 이를 총괄하는 ‘부산 로드맵’을 발표하는 것이 이번 아펙 경제·통상 분야의 종합판 요약본이라고 보면 된다.
자유무역 및 통상관련 현안들은 정상회의에서 집중논의된다. 경제문제가 논의되는 정상회의 첫날(18일)의 의제가 ‘무역자유화의 진전’으로 정해진 데서도 알 수 있듯 아펙 경제현안의 핵심은 여전히 ‘무역자유화’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나라 정상들이 모두 참석하는만큼 우리나라가 이들 국가와 추진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현재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과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됐거나 진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과는 첨예한 이해관계가 맞서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의 전제조건으로 스크린쿼터 축소와 쇠고기 수입재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농산물 협상=무역자유화 논의와 함께 농산물 협상도 아펙 경제현안의 양대 축이다. 특히 오는 12월 홍콩에서 개최되는 제6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앞두고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아펙 차원의 구체안이 협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 카타르 도하에서 출발한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개발어젠다(DDA)는 애초 지난해까지 각국이 관세인하와 관련된 세부원칙을 정해 12월까지 시장개방 협상을 마무리지을 계획이었으나, 시한이 내년 말까지로 2년 연장된 상태다.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타결이 늦춰지는 이유는 농업분야에 대한 자국시장 개방에 대한 각국의 소극적 태도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애초 협상 계획을 수정해 12월 홍콩 각료회의에서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세부원칙을 타결한 뒤 국가별 국회비준 등의 절차를 거쳐 2008년께부터 발효한다는 계획 아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아펙 회의에서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 대한 아펙의 입장을 어느 정도 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농산물 시장접근, 서비스시장 개방, 무역원활화 등 다른 분야의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선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농업분야는 아직도 각국의 의견차가 커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자체를 무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들은 현재 관세상한 설정과 고관세 품목의 관세율 대폭 감축 등을 제안하며 급진적인 농산물 시장개방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일본 등 농산물 수입국들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국내 농업기반 유지, 농촌지역 개발 활성화, 환경 등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을 감안해야 한다며 급진적인 시장개방에 반대하고 있다.
FTA 표준안 논의등=이밖에 각국 정상들은 자유무역협정(FTA) 표준안을 공동마련하는 방안도 논의중이다. 아펙 국가들이 역내외 다른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때 기본적으로 담아야 할 내용과 규범 등을 공동작업을 통해 마련한다는 것이다. 21개 회원국들이 2007년부터 무역자유화에 대한 외부 전문가 집단의 객관적 평가를 받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1년에 7개국씩 과연 무역자유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에 대해 평가한 뒤 이를 기초로 추가적인 자유화 조처를 해나간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조류독감 공동대응, 에너지 안보, 역내 재해재난대비 네트워크 강화 등 역내 국가들이 공동대응해야 될 사안에 대한 상호협력 방안 등 다양한 안보·경제이슈가 함께 논의된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거물급 CEO들 “파트너십 구축” 최고경영자회의 800여명 참석…회원국 대표기업인 자문위도 꾸려져 아펙 회의는 경제문제를 주로 다루는 큰 외교행사이다. 경제에서도 교역과 투자에 관한 논의가 중심이다. 그런만큼 기업들이 아펙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여러 형태로 기업인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부산 아펙 회의에서는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아펙 최고경영자회의(CEO Summit)를 비롯해 아펙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회의(14~16), 투자환경설명회(14~17일) 등이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하는 무대이다.
외국에서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기업인들 중에서는 거물급들이 즐비하다. 맥 휘트먼 이베이 사장과 폴 제이콥스 퀄컴 사장, 러시아 최대기업 가즈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회장, 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수석 부회장, 송도새도시 개발사업을 맡고 있는 스탠리 게일 게일인터내셔널 회장, 크레그 먼디 마이크로소프 부사장, 대만의 야오정 치앙 차이나에어라인 회장 등이 눈에 띄는 인물들이다. 중국에서도 푸청위 중국해양석유유한공사(CNOOC) 대표, 빙 샹 차이나유니콤 사장, 잭 마 알리바바닷컴 회장 등 105명의 기업인들이 몰려온다. 아펙 최고경영자회의는 역내 대표적인 기업인들이 모여 경제현안에 대한 의견을 서로 교환하고 토론하는 자리이다. 여기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21개 회원국에서 800여명의 기업인이 참가해 역대 최대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최국으로서 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그만큼 한국경제의 높아진 위상과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시장의 중요한 비중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최고경영자회의 주제는 ‘기업가 정신과 번영-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성공적인 파트너쉽 구축을 위하여’로 정해졌다. 현 회장은 “국제통상질서의 혼란, 전쟁과 테러, 잇단 재난, 에너지 가격 급등 등으로 최근 기업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져 기업가 정신의 위축을 초래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이런 주제가 채택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의에서는 이런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인들의 도전과 과제들을 점검하고 대응전략을 모색한다. 특히 이번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후친타오 중국 국가 주석 등 기조연설을 하는 정상들이 모두 10명으로 이 역시 역대 최다이다. 후친타오 주석은 ‘중국 경제성장의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노 대통령은 ‘하나의 공동체를 향하여:도전을 맞아 변화를 이루자’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한다. 아펙 정상들의 공식 자문기구인 아펙 기업인자문위원회 회의에는, 각 회원국에서 3명씩 대표기업인들이 참여해 역내 기업인들의 관심사항을 모으고 건의서를 만들어 정상회의에 전달한다. 이번 자문회의에서는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의 진전 △반부패·투명성 확보를 위한 행동계획 마련 △새로운 안보체계와 무역원활화 방안 수립 △대체자원 개발 및 에너지보존기술 개발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된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아펙 주요 경제현안
거물급 CEO들 “파트너십 구축” 최고경영자회의 800여명 참석…회원국 대표기업인 자문위도 꾸려져 아펙 회의는 경제문제를 주로 다루는 큰 외교행사이다. 경제에서도 교역과 투자에 관한 논의가 중심이다. 그런만큼 기업들이 아펙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여러 형태로 기업인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부산 아펙 회의에서는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아펙 최고경영자회의(CEO Summit)를 비롯해 아펙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회의(14~16), 투자환경설명회(14~17일) 등이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하는 무대이다.
거물급 CEO들 “파트너십 구축” 최고경영자회의 800여명 참석
외국에서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기업인들 중에서는 거물급들이 즐비하다. 맥 휘트먼 이베이 사장과 폴 제이콥스 퀄컴 사장, 러시아 최대기업 가즈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회장, 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수석 부회장, 송도새도시 개발사업을 맡고 있는 스탠리 게일 게일인터내셔널 회장, 크레그 먼디 마이크로소프 부사장, 대만의 야오정 치앙 차이나에어라인 회장 등이 눈에 띄는 인물들이다. 중국에서도 푸청위 중국해양석유유한공사(CNOOC) 대표, 빙 샹 차이나유니콤 사장, 잭 마 알리바바닷컴 회장 등 105명의 기업인들이 몰려온다. 아펙 최고경영자회의는 역내 대표적인 기업인들이 모여 경제현안에 대한 의견을 서로 교환하고 토론하는 자리이다. 여기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21개 회원국에서 800여명의 기업인이 참가해 역대 최대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최국으로서 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그만큼 한국경제의 높아진 위상과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시장의 중요한 비중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최고경영자회의 주제는 ‘기업가 정신과 번영-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성공적인 파트너쉽 구축을 위하여’로 정해졌다. 현 회장은 “국제통상질서의 혼란, 전쟁과 테러, 잇단 재난, 에너지 가격 급등 등으로 최근 기업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져 기업가 정신의 위축을 초래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이런 주제가 채택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의에서는 이런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인들의 도전과 과제들을 점검하고 대응전략을 모색한다. 특히 이번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후친타오 중국 국가 주석 등 기조연설을 하는 정상들이 모두 10명으로 이 역시 역대 최다이다. 후친타오 주석은 ‘중국 경제성장의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노 대통령은 ‘하나의 공동체를 향하여:도전을 맞아 변화를 이루자’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한다. 아펙 정상들의 공식 자문기구인 아펙 기업인자문위원회 회의에는, 각 회원국에서 3명씩 대표기업인들이 참여해 역내 기업인들의 관심사항을 모으고 건의서를 만들어 정상회의에 전달한다. 이번 자문회의에서는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의 진전 △반부패·투명성 확보를 위한 행동계획 마련 △새로운 안보체계와 무역원활화 방안 수립 △대체자원 개발 및 에너지보존기술 개발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된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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