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운명’ 손에 쥔 강부영 판사, 과거 이력 보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 중 막내 43살
미성년 성추행 혐의 배용제 시인 ‘발부’
박유천씨 성폭행 고소 여성 ‘영장 기각’
“꼼꼼하고 권위주의적이지 않다” 평가

3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강부영(43·사법연수원 32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에 관심이 모인다. 3명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 가운데 막내인 강 판사는 아직 ‘국정농단’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영장심사를 맡은 경험은 없다. 같은 법원의 오민석 부장판사(48·26기)와 권순호 부장판사(47·26기)는 각각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영선 행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강 판사는 제주제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뒤 공익법무관을 거쳐 2006년 부산지방법원에서 처음 둥지를 텄다. 창원지법·부산지법·인천지법을 거쳐 지난 2월20일 법원 정기인사로 서울중앙지법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2년 창원지법에선 언론 대응을 담당하는 공보 업무를 맡기도 했다. 당시 <법률신문>과 인터뷰에서 강 판사는 “법원은 재판을 하는 곳이니까 재판을 신뢰받을 만큼 공정하게 잘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알릴지를 가장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법조계 내에서 강 판사는 법리를 꼼꼼히 살피고 원칙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시간 내 기록을 검토해 판단을 내리는 영장 업무에 적격이라는 평가다. 피의자의 입장을 충분히 경청하는 등 권위주의적이지 않다는 평도 나온다. 그의 영장실질심사 법정을 경험한 한 변호사는 “감정이 격앙된 피의자를 다그치지 않고 검찰과 피의자 양쪽 의견에 공평하게 귀 기울이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강 판사는 최근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은 배용제(54) 시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가수 박유천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무고)에 대해선 “현재까지 수사된 상황에서 구속 필요성이 상당히 낮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강 판사는 30일 오전 10시30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결과는 이날 밤늦게나 31일 새벽 나올 전망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는 7시간30분 소요됐고, 결과는 다음날 새벽 5시36분께 나왔다.

현소은 허재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