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우병우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 담당검사 진술 확보

“당시 해경 수사 윤대진 검사 진술 받아” 수사 본격화
‘해경 상황실 전산서버 압수수색 말라’ 압력 의혹
우 전 수석, 청문회서 “전화했지만 외압행사 아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종식 기자 [e-mail]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세월호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검찰 특수본은 29일 “최근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검사로부터 세월호 수사 관련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광주지검 형사2부장이던 윤 차장검사는 2014년 5월 ‘해경수사 전담팀장’을 맡아 해경의 구조 과정을 수사했다. 당시 민정비서관이던 우 전 수석은 그해 6월5일 해경 본청을 압수수색하고 있던 수사팀에 전화를 걸어 ‘해경 상황실 전산 서버 압수수색은 하지 말라’는 취지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상황실 전산 서버는 청와대와 해경 사이 주고받은 모든 통신 내역이 담겨 진상규명을 위해 반드시 압수수색이 필요했다.

앞서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2월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세월호 압수수색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전화했을 뿐 외압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민정비서관이 검찰 수사팀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는 것 자체가 절차를 무시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검찰청법에는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 지휘·감독할 수 있기 때문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수사팀에 의견을 전달하려면 법무부를 거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윤 차장검사의 진술을 바탕으로 우 전 수석의 말에 모순점이 없는지 등을 조사해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다.

서영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