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영장을 놓고 검찰과 박근혜 전 대통령 쪽의 ‘역사적 승부’가 시작됐다. 30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321호에서 강부영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렸다. 어느 쪽이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어 양쪽 모두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하고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 결과는 31일 새벽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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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쪽 대표주자로는 박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한웅재(사법연수원 28기) 형사8부장검사와 이원석(연수원 27기) 특수1부장검사 등 6명이 투입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부부장을 거쳐 대검찰청 공판송무과장, 대검찰청 형사1과장 등을 거친 한 부장검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수사를 주도해 사건 전반을 꿰뚫고 있다. 지난 1월 최순실씨 첫 공판에서 “대통령이 최씨와 공범이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이 부장검사는 검찰의 대표적인 ‘특수통(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으로 꼽힌다. 금융조세조사부 부부장과 대검찰청 반부패부 수사지원과장, 수사지휘과장을 거쳤다. 이 부장검사는 2005년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 2007년 삼성그룹 비자금 및 로비 의혹 등을 수사했고, 이번에는 최순실씨와 삼성의 뇌물 의혹을 수사해 ‘삼성저격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검찰에 맞서는 박 전 대통령 쪽 ‘방패’로 유영하(연수원 24기)·채명성(연수원 36기) 변호사 등이 나섰다.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 대상으로 언급되던 때부터 변호를 맡아왔다. 17대 총선에서 경기 군포에 출마해 낙선한 뒤 2005년 8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이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기용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대표적 친박계 정치인으로 2010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던 박 전 대통령의 법률 특보를 지냈고, 2014년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채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 중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로 대한변협 법제이사를 지냈으며, 2010년부터 법무법인 화우 소속으로서 금융, 일반 기업 자문·송무 등의 일을 해왔다.
오늘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양쪽 모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검찰은 이번 수사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동안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쌓아놓은 성과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통령 쪽을 포함해 지지자들로부터 무리한 수사라는 여론의 비판도 떠안아야 한다.
반면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는 세 번째로 구치소에 수감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이 또다시 포토라인에 서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한 것도 자신의 범죄혐의를 적극 소명해 구속만큼은 피해 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법원도 범죄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다고 판단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를 포함해 모두 13개 혐의를 받고 있어 유죄가 인정되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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