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경기도 의왕시 안양판교로 서울구치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1일 새벽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이 결정된 뒤, 이른 아침부터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희망이 보인다”거나 “정의가 실현됐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제 우병우만 남았다”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수차례 촛불집회에 참석한 화성 동탄에 사는 주부 강현옥(38)씨는 “구속 소식을 듣자마자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아이들이 ‘왜 대통령이 잡혀가냐’고 물었을 때 ‘대통령도 잘못하면 감옥에 갈 수 있다’, ‘우리는 법 앞에 평등하다’고 말해줬다“며 “법대로 된다는 걸 아이들한테 설명해주니 어른으로서 좀 덜 부끄럽다. 더 공평하고 투명한 세상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임창호(44)씨도 “박근혜 구속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본다”며 “구속을 계기로 국정농단 사태를 정확히 파헤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미꾸라지’ 우병우에 대한 수사도 진척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우 전 수석이 다음 타깃으로 떠올랐다. “이제 우병우 차례인가? 정의가 살아있다면….”(트위터 아이디 @wild****), “박근혜도 최순실도 김기춘도 구속됐는데 유유히 빠져나가신 분도 계시네. 이 정도면 결국 이 정권 실세는, 우병우였던 건가. 아니면 우리나라 검찰이 세상 무서워하는 건, 권력자도 국민도 아니고 그냥 회사 선배라는 건가.”(트위터 아이디 @okae****)
세월호 유가족들한테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 소식은 세월호 진상규명에 대한 희망으로 보이기도 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는 이날 트위터에 이런 짧은 글을 남겼다. “박근혜가 구속되었다. 촛불 시민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어떻게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3년간 대한민국에 희망이 보이지 않아 하루하루를 지옥 같은 삶을 살아왔지만, 국민이 하나로 뭉치면 희망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어 “구속은 철저한 수사의 첫 단추일 뿐”이라며 “박근혜 범죄정권하에서 희생된 수많은 이들 앞에서 박근혜의 모든 범죄 행위들을 낱낱이 밝히고 엄중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정치 클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