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를 앞둔 ‘피의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세번째 검찰에 출석한 우 전 수석은 지난 출석 때와 달리 눈을 감거나 고개를 떨구는 모습을 보였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가 9일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특수본은 그동안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넘겨받은 최순실씨 국정농단 묵인방조·공무원 표적 감찰·특별감찰관실 해체 의혹 등 11개 범죄사실 외 ‘세월호 수사방해 의혹’ 등도 조사해왔다. 검찰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최순실씨가 주도한 ‘케이스포츠클럽' 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5월 대한체육회를 감찰하려다가 막판에 중단한 일도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수사 대상에 오른 뒤 그와 통화했던 검찰 고위 간부들의 조사는 지금껏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아온 검찰이 우 전 수석 기소 때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지난해부터 6개월을 꼬박 달려온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사건’
수사도 사실상 이번 주에 막을 내리게 된다. 검찰 특수본은 19대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7일 전에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10일에는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서울구치소에서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4차 방문조사를 벌인다.
이번 주 검찰은 박 전 대통령 공소장 작성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삼성이 미르·케이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돈 204억원을 어떻게 규정하느냐는 부분이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삼성을 압박해 돈을 걷은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와 승계 작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를 모두 적용했다. 검찰 안팎에선 검찰이 기소 단계에서도 이 두 가지 혐의를 모두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 롯데·에스케이 등의 기업 총수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될 뇌물액수가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롯데는 마냥 안심할 수 없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일 검찰에 나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박 전 대통령과 독대 뒤 케이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출연한 것이 면세점 재선정 청탁 대가가 아닌지를 추궁했다. 에스케이도 박 전 대통령 쪽에 면세점 재선정과 최태원 회장 사면을 청탁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다만 70억원을 줬다가 돌려받은 롯데와 달리 에스케이는 요구받은 80억원을 건네지 않았다. 검찰이 최 회장 사면 청탁 등이 없었다고 판단할지, 증거 부족 등을 내세울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채명성 변호사를 제외한 손범규·정장현 변호사 등 7명의 변호사에 대한 해임서를 냈다. 기소 뒤 법원 재판을 염두에 둔 변호인단 교체 수순으로 보인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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