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뇌물 2차 재판
특검·삼성 쪽 변호인 “최순실 알았나” 공방 이어가
특검·삼성 쪽 변호인 “최순실 알았나” 공방 이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씨의 영향력을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는 이 부회장의 처지를 180도 바꿔놓을 가능성이 큰 핵심 쟁점이다. 최씨가 ‘실세’인 것을 미리 파악했다면 뇌물공여 혐의를 피해갈 수 없지만, 몰랐다면 박 전 대통령의 강요를 받고 돈을 건넨 피해자로 바뀔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13일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5명의 두 번째 재판에서도 이 문제는 특검과 변호인이 가장 치열하게 충돌하는 부분이었다.
특검은 이날 재판에서 이 부회장이 최씨의 영향력을 간파하고 있었기 때문에 합병 등 승계작업을 위해 박 대통령의 요구대로 최씨를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특검은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의 진술서를 공개했다. 그는 검찰에서 “2015년 7월30일 박상진 당시 삼성전자 대외협력사장이 독일에서 박원오 당시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만났다. (그가) ‘최순실이 브이아이피(VIP·박 전 대통령)와 친자매보다 더 친하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다. 최순실의 딸이 독일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삼성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황 전 전무는 또 삼성이 정유라를 위한 수백억대 지원 계약을 유지한 배경과 관련해 특검 조사 때 “최순실이라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과 체결한 계약인데 잘못되면 회사에 불이익이 가해질 수 있어, 박 사장도 기분 나쁘지만 낮은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특검은 이런 진술들을 근거로 삼성이 이미 최씨의 영향력을 다 파악한 상태였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반면 이 부회장 등 삼성 쪽 변호인들은 이 부회장이 최씨의 영향력을 알았기 때문이 아니라 박 대통령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지원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 쪽 변호인은 “2015년 7월25일 이 부회장이 대통령으로부터 승마 관련 질책을 받고 난 뒤 승마 문제를 누구와 상의해야 하는지를 (임원들에게) 물었다”면서 “대통령이 말한 취지를 바로 알아듣지 못하고 상황을 파악한 것만 보더라도 최순실의 실체를 전혀 몰랐다는 게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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