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4월12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귀가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우 전 수석의 변호인들이 “사건 기록을 아직 읽지 못했다. 시간을 더 달라”고 밝힌 가운데 본격적인 재판은 6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33부(재판장 이영훈)는 이날 오전 10시 최순실씨 등의 ‘국정농단’을 알고서도 방치한 혐의(직무유기)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우 전 수석의 1회 공판준비 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 과정은 재판부와 검사, 변호인들이 만나 쟁점과 증거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신속한 재판 진행이 필요할 때 가진다.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되는 공판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어 우 전 수석은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우 전 수석의 8가지 혐의에 대한 공소 내용을 밝혔다. 검찰은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청와대 민정수석 등으로 근무하면서 직권을 남용하거나 직무를 유기하고, 특별감찰관의 감찰을 방해했으며, 국정조사에서 이뤄진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거나 위증한 내용으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2016년 4월~7월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6명과 2016년 2월 문체부 감사담당관에 대해 좌천성 인사발령을 내고, 자신에 대한 특별감찰관의 감사를 방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우 전 수석은 2016년 7월~10월 사이 미르·케이(K)스포츠 재단 설립·운영 관련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비위를 알고서도 직무를 감찰하지 않고 진상 은폐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우 전 수석의 변호인 위현석 변호사(법무법인 위)는 “사건 기록을 아직 보지 못해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은 다음 기일에 말하겠다”며 “검찰 수사가 오랜 기간 진행된 만큼 변호인들에게도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달라”고 밝혔다. 검찰과 변호인 사이에 사건 기록 열람을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공방이 오간 가운데 재판부는 “충분한 시간을 달라고 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재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기록을 신속하게 열람하고 복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실관계뿐 아니라 각각의 행위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강요, 직무유기, 특별감찰관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법리적으로도 쟁점이 될 것 같다”며 “6월2일 2회 공판 준비기일을 가진 뒤에는 바로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 전 수석의 본격적인 재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오는 6월부터 진행될 전망이며, 다음 준비기일은 6월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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