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의혹의 주축,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가 오는 23일 법정에 나란히 선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는 오는 16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준비절차를 한 차례만 더 진행한 뒤 곧바로 정식재판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2일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첫 준비절차를 열고 23일 첫 정식재판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식재판 때는 피고인들이 반드시 출석해야 하므로, 이날 모습을 보이지 않은 박 전 대통령, 최씨 및 신 회장이 나란히 피고인석에 서게 된다. 다만 신 회장의 경우 23일 첫 정식재판 뒤 변론이 분리된다. 신 회장은 케이스포츠재단에 76억원을 추가 출연한 혐의(뇌물공여)에 대한 심리가 진행될 때 다시 법정에 나오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의 1심 구속기한이 10월 중순 만료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 재판부가 신속심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과 증거가 방대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증거 인부를 마칠 때까지 준비기일만 진행하는 것은 6개월 구속기한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국정농단’ 관계자들은 대개 한달여 동안 2~3차례 준비절차를 거치며 공소사실과 증거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심리계획을 대부분 짠 다음에 정식재판에 들어갔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혐의사실만 18개에 달해 증거가 방대하고 증인 수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1심 구속기한이 10월16일 만료된다는 점을 고려해 재판부가 신속심리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애초 재판부는 이날 준비절차를 종결하고 다음 기일 바로 정식재판에 들어가겠다고 했지만, 박 전 대통령 쪽 유영하 변호사가 “(짧은 시일 내) 12만쪽이 되는 (수사)기록을 검토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변호인들이 피고인을 위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 부담스럽다”며 반대 의견을 밝힌 끝에 한 차례만 더 준비절차를 갖기로 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 변호인들은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유 변호사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기록 등장하는 인물이 439명에 달한다. 증거 상당 부분이 부동의 돼서, (대부분 인물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피고인 쪽이 검찰에서 제시한 증거와 진술을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하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검찰은 증인을 직접 법정에 불러 신문해야 한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쪽은 “검찰 (수사) 기록을 보지 못했다”며 18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현소은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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