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에 설치된 채집기. 초록색 뚜껑이 달린 유리관이 이산화질소 채집기이고, 회오리모양처럼 생긴 게 총먼지 채집기이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지난 14일 서울시에 사는 시민 130명이 아침 일찍 일어나 집 밖을 나섰다. 초록색 뚜껑이 달린 유리관과 회오리 모양의 플라스틱 조형물을 손에 든 채였다.
이들은 집 주변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학교 인근 전봇대 등에 두 물체를 설치했다. 각각 이산화질소와 총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키트다. 14일 설치한 채집기를 24시간 뒤 수거하고, 같은 방법으로 새 채집기를 설치한 뒤 다시 하루 동안 오염도를 측정했다. 서울시 10개 권역에서 동시에 진행된 ‘미세먼지! 미세요!’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를 주최한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시민들이 보내온 채집기를 대전대 환경과학연구소로 보냈다. 14, 15일 각 지역의 공식 발표된 이산화질소·총먼지 농도와 시민들이 측정한 값을 비교하는 게 목표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선태 대전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이산화질소는 공기중의 다른 물질과 결합해 초미세먼지를 만들고, 총먼지 농도가 증가하면 미세먼지 농도도 같이 증가한다”며 “시민들이 참여해서 자신이 사는 곳의 대기오염 정도를 직접 측정하고, 서울 곳곳의 오염 정도를 비교해 본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다음달 10일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미세먼지 감축 방안을 논의하는 워크숍을 연다. 녹색연합 배보람 활동가는 “환경관리공단 등에서 미세먼지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주요지점만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이번 프로젝트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식 측정 결과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알아보고, 실생활에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논의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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