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이화여대 입시와 학사 특혜 의혹에 관여한 혐의에 대한 결심 공판을 받기 위해 3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딸 정유라(21)씨가 강제소환돼 한국땅을 밟는 시각, 정씨의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 특혜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순실(61)씨에게 징역 7년이 구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김수정) 심리로 31일 열린 최씨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등에 대한 ‘이화여대 입시·학사 특혜’ 재판에서 특검팀은 “최씨 등은 교육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며 교육 불신의 골을 깊게 한 중범죄를 저질렀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특검팀은 최 전 총장에겐 징역 5년을, 남궁곤 전 입학처장에겐 징역 4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에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이날 재판에서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형태이지만 배움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이 우리 사회 통합의 근간이 돼 왔지만, 이번 사건으로 이런 믿음과 희망이 산산이 무너졌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박충근 특검보는 특히 이대 교정에 붙은 익명의 대자보를 인용해 구형 의견을 밝혔다. 박 특검보가 인용한 대자보는 지난해 10월 ‘어디에선가 말을 타고 있을 너에게’라는 제목의 글로, 이대 학생이 정유라씨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대자보는 “나, 어제도 밤샜다. 해가 뜨는 것도 모르고 밤을 꼬박 새워 과제를 했어 (중략) 이화에는 이런 내가, 우리가 수두룩해”, “누군가는 네가 부모를 잘 만났다고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정당한 노력을 비웃는 편법과 그에 익숙해짐에 따라 얻어진 무능이 어떻게 좋고 부러운 건지 나는 모르겠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박 특검보는 “피고인들 중 누구도 책임지겠다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며 “거짓말을 일삼는 최씨를 보면서 ‘이래서 국정농단이 벌어지는구나’라는 탄식이 나올 정도였다”고도 했다.
박 특검보가 자신에 대한 구형 의견을 밝히는 동안, 최씨는 피고인석에 놓인 종이에 펜으로 메모하거나, 눈을 감은 채 두 손을 가슴팍으로 모아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최씨는 최 전 총장 및 이대 교수들과 공모해 부정한 방식으로 정씨를 입학시키고 학점 특혜를 받게 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는 정씨의 청담고 재학 시절 봉사활동 실적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있다.
남궁 전 처장은 정씨 입학시험 면접 평가위원들에게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전하는 등 정씨에게 입시 관련 부당한 특혜를 준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245일간의 도피생활을 마감하며 한국 송환 길에 오른 정유라 씨가 30일 오후(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국제공항에서 암스테르담 공항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로써 정씨의 이대 입시·학사 비리 관련자들에겐 모두 실형이나 실형의 집행유예가 구형됐다. 앞서 특검은 정씨 이대 학사 관련 혐의(업무방해)로 함께 기소된 이경옥 교수에게 징역 1년, 이원준 교수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이인성 교수와 류철균 교수에겐 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을,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에겐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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