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내로 송환된 정유라씨가 검찰 수사관들과 인천공항 계류장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하는 승합차에 오르고 있다. 인천공항/공항사진기자단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덴마크에서 강제송환된 정유라(21)씨의 구속영장을 1일 청구할 예정이다. 검찰은 정씨가 어머니 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키맨’이어서 그의 신병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순실, 이재용 재판의 공소유지에 필요한 사실관계 확인과 함께 향후 국정농단과 관련한 보완수사의 실마리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31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 정씨는 곧바로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돼 오후 5시30분부터 조사를 받았다. 정씨의 체포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 범죄수익 은닉 혐의 등 3가지다. 정씨는 이대 면접을 볼 때 규정을 위반해 미리 ‘약속’된 금메달을 들고 들어가고, 재학 중에는 학점 특혜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최씨 모녀 소유의 독일 현지법인 ‘코어스포츠’를 통해 허위계약서를 써 삼성으로부터 77억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정씨는 이날 입국 직후 기자회견에서 어머니 최씨에게 모든 혐의를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검찰의 판단은 이와 다르다. 정씨 조사를 특수1부(부장 이원석)가 맡은 것도 삼성 뇌물사건과 관련해 정씨가 직접적인 수혜 당사자일 뿐 아니라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뿐 아니라 최씨와 이를 연결한 박 전 대통령까지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이어서, 검찰은 정씨의 관련 진술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독일 부동산 등 최씨 모녀의 국외재산 규모도 조사 대상이다. 정씨가 어디까지 진술하느냐에 따라 국정농단 수사의 3라운드가 시작될 수도 있다. 이번 수사에서 비켜간 이재만·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이 어떻게 최씨를 비호했는지 등도 규명 대상이다.
정씨 변호인이 심야 조사에 동의하지 않고 있어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는 검찰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 검찰은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정씨의 ‘도주·증거인멸 우려’를 각별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법원도 정씨의 도주 우려를 의식해 현지 검찰의 구금 요청을 받아들인 바 있으며, 지난 4월5~9일까지 최씨 변호인이 덴마크에서 정씨를 접견해 입국 날짜를 조율한 것 역시 ‘말 맞추기’ 등 증거인멸의 정황이라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반면 정씨 쪽은 “모두 어머니가 한 일이며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입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머니 최씨가 구속된 사실과 어린 아들의 보호자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들며 선처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