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박근혜’ 대신 ‘대통령’ 표현에 재판부 지적
2007년 인연 맺은 뒤 8년간 ‘친박 정치인’ 역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마친 3월22일 유영하 변호사등 수행원들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피고인’ 대신 ’대통령’이란 호칭을 고수하자 법원이 “용어선정에 신경 써달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1일 박 전 대통령의 5회 재판을 열고 서류증거 조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재판부는 “변호인들은 아직도 피고인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시죠? 앞으로 용어선정에 신경 써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영하 변호사는 “죄송하다. 아직 입에 익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재판 시작 이후 ‘피고인’, ‘피고인 박근혜’라고 부르는 재판부와 검찰과 달리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고수해왔다. 지난 5월23일 1회 재판에서 유 변호사는 “검찰은 대통령께서, 죄송합니다, 피고인 박근혜가 재단 설립을 지시했다고 기재했는데…”라며 무의식적으로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쓰다 정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 변호사는 이후 재판에서도 ‘대통령께서’, ‘대통령님이’라는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변호사 7명 중 1명이지만,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부터 헌재 탄핵심판을 거쳐 형사재판까지 모두 맡은 유일한 변호사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두 사람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박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 선거에 나온 유 변호사의 지원 유세를 하거나 유 변호사를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친박 정치인’에서 ‘친박 변호인’으로 변신한 유 변호사는 재판 때마다 박 전 대통령의 오른쪽에 앉아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