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김신조 사건’으로 불리는 1968년 청와대 습격사건 때 북한 무장공비를 막다가 목숨을 잃은 경찰관의 추모 흉상이 50년 만에 세워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5일 오전 서울 청운동 자하문고개 현충시설에서 고 정종수 경사(당시 순경)의 흉상 제막식을 열었다. 흉상은 한국기초조형학회 학회장인 류경원 충북대 교수가 제작했다. 흉상 전면에는 공적 요지와 함께 국가 수호를 위한 경찰의 활약을 현대적인 이미지로 표현한 부조상이 새겨졌다. 서울경찰청과 서울시 재향경우회, 서울북부보훈지청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정 경사의 장남 정창한(61)씨 등 3남2녀를 비롯한 유족 8명이 참석했다.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경찰관이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935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정 경사는 종로경찰서 수사과에서 근무하던 68년 1월21일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침투한 북한 124부대원 31명을 막다가 숨졌다. 정부는 그의 공훈을 인정해 같은 해 2월 1계급 특진과 함께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했다. 그때 함께 순직한 최규식 종로경찰서장은 총경에서 경무관으로 추대되고 69년 청와대 인근에 동상도 세워졌으나 정 경사는 하위직이란 이유로 대상에서 누락됐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