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두 달>
전·현직 임원들 꼬박꼬박 참석
선임 변호사만 22명, 변호인석 꽉차
이 부회장 장시간 흐트러짐 없어
전·현직 임원들 꼬박꼬박 참석
선임 변호사만 22명, 변호인석 꽉차
이 부회장 장시간 흐트러짐 없어
매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치열한 방청석 쟁탈전이 벌어진다. 방청석이 40여석 정도인 소법정은 물론이고, 기자석과 가족석 등을 제외한 방청석이 80여석이나 되는 형사대법정도 예외가 아니다. 오전 9시30분께 선착순 자리표를 받으려는 줄이 아침 7시께부터 길게 이어진다.
국내 최대 재벌의 오너가 재판을 받는 장면을 보려는 시민도 많지만, 총수의 안녕을 살피고 재판 상황을 챙기려는 전현직 삼성맨도 이에 못지않게 많다.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사장과 이수형 전 기획팀장 같은 퇴직 임원들은 물론, 과거 미래전략실에 파견됐다 돌아온 삼성 직원들이 재판을 꼬박꼬박 챙긴다.
특검팀과 변호인들의 날 선 공방이 새벽까지 이어지다 보면, 법정은 ‘체력과의 싸움터’로 변해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10시에 시작한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의 증인신문은 다음날 새벽 2시께 끝났다. 재판부로서는 1심 구속기한이 최대 6개월인 점을 고려해 일정을 빼곡하게 잡을 수밖에 없다.
6일 현재까지 22명이 선임계를 제출한 삼성의 매머드급 변호인단에 비하면 검찰석은 한산한 편이다. 양재식 특검보와 검사 3~4명이 전부다. 반면 삼성 쪽 변호인들은 소법정 변호인석이 모자라 방청석 첫 줄까지 진출하기도 한다.
이 부회장은 장시간 재판에도 허리를 곧추세운 자세로 큰 표정 변화나 흐트러짐이 없다. 때때로 스틱형 립밤을 꺼내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바르는 건 지난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때 보였던 모습 그대로다. 이 부회장 재판을 맡은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는 때때로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사건 등 ‘국정농단’ 관련 사건 방청에 나서기도 한다. 지난 5일엔 재판부 3명 전원이 형사22부 심리로 열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을 교차방청했다.
현소은 김민경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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