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 소련, 우주 개발 경쟁. 한동안 소련이 앞섰다. 1957년에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쐈고 1961년에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을 내보냈다. 자존심에 상처 난 미국, ‘나치 부역자’ 폰 브라운에게 일을 맡겨 로켓의 성능을 끌어올렸다. 미국의 맹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소련은 특별한 아이디어를 냈다.
평범한 민간인을 우주로 내보내는 것보다 특별한 일이 있을까. 젊은 여성 노동자 발렌티나 테레시코바가 뽑혔다. 취미는 스카이다이빙. 낙하산을 많이 타본 경험이 중요했다. 소련 주위에는 우주선이 착륙할 바다가 마땅치 않아, 우주비행사가 낙하산으로 귀환해야 했기 때문. 아무려나 평범한 여성 노동자가 스카이다이빙도 즐기고 우주도 나가다니, 소련 체제는 톡톡히 생색을 냈다. 1963년 6월16일, 테레시코바가 우주로. 미국 남자 비행사들이 당시 우주에서 보낸 시간을 합한 것보다 오래 머물다 내려왔다.
우주 경쟁은 결국 달에 사람을 보낸 미국이 이겼다. 그러나 미국인 여성이 처음으로 우주에 나간 때는 1983년, 한참 뒤였다. 테레시코바는 여전히 정정하다. 한때 소련의 영웅이었고 지금은 러시아의 하원의원. 최근 “화성에 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김태권 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