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불출석 사유서까지 제출했다가 갑자기 출석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두고 특검과 변호인이 팽팽하게 맞섰다. 정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가 “특검의 출석 강요와 회유”라고 반발하자 특검 쪽은 “자의적인 판단으로 출석했다”라고 맞섰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의 심리로 오전 10시에 열린 이 부회장 재판에 정씨가 갑자기 증인신문을 받기 위해 출석했다. 이 변호사는 정씨가 증인으로 채택된 8일 기자들에게 “정유라에 대해 검찰이 3차 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하지 않고 수사 중에 있는 상태에서 특검에서 증인으로 나오라고 신청한 것은 정도가 아니다. 자신의 형사 사건과 직결되기 때문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가지 않는 것이 자신을 방어하는 최선의 길이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실제 재판 전날인 11일 법원에 정씨는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했다. 그러나 정씨가 이날 갑자기 증인으로 출석하자 이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내어 특검을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정씨는 법정 출석에 대해 어느 변호인과도 사전 상의하거나 연락한 바 없다. 오늘 새벽 5시 이전에 혼자 주거지 빌딩을 나가 빌딩 앞에 대기 중인 승합차에 승차한 후 종적을 감췄다. 21세의 여자 증인을 5시간 이상 사실상 구인·신변 확보 후 변호인과의 접견을 봉쇄하고 증언대에 내세운 행위는 위법이자 범죄적 수법이라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정 증언은 그 자체로 존중되어야 하지만 신체적·정신적 피폐 상태에 있고 3차 영장 청구의 위협과 검찰 회유가 중첩된 상황에서 행해진 진술이므로 이날 증언은 특정인들의 압박과 회유 등으로 오염되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있어 이후 진정한 자유진술에 의해 검증되어야 할 것”이라고 이 변호사는 밝혔다.
하지만 특검 쪽은 “증인은 출석 의무가 있다는 것을 본인에게 고지하는 등 출석을 하도록 합리적인 노력을 해 본인의 자의적 판단으로 출석케 된 것이고, 변호사가 주장하는 불법적인 증인 출석 강요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 “정씨가 이른 아침에 연락이 와서 고민 끝에 법원에 증인 출석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는 뜻을 밝혀오며 이동 지원을 해달라고 해 법원으로 가도록 도와줬다. 정씨는 오전 8시께 변호인에게 자의로 출석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보냈다”고 출석 과정을 설명했다.
정씨는 이날 재판에서 출석하게 된 경위를 묻는 이 부회장 쪽 변호인의 질문에 “여러 가지 만류가 있었고 나오기 싫었지만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나왔다.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했고 판사가 받아들였다면 나오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직접 설명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