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안종범 ‘뇌물’ 재판서 증언
“박채윤한테 500만원씩 받아…
남편이 화낼 것 같아 알리지 않았다”
“제가 좀 미쳤었나 봅니다. 돈에 욕심이 났나 봐요. 제가 그냥 썼어요.”
12일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뇌물’ 재판에 안 전 수석 부인이 증인으로 나와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컬 대표에게서 현금을 받아서 개인적 용도로 썼다고 증언했다. 다만 그는 안 전 수석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진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이날 열린 안 전 수석의 재판에 부인 채아무개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안 전 수석은 ‘비선진료’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씨와 부인 박씨 쪽으로부터 4900여만원의 금품을 받고, 그 대가로 이들의 중동 진출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
채씨는 “명절 때 박씨가 자신의 회사 화장품과 함께 현금을 건네서 용돈처럼 사용했다”고 증언했다. 박씨가 건넨 쇼핑백에 화장품과 함께 현금을 들어 있는 것을 발견한 채씨가 박씨에게 전화해 “이런 걸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박씨가 “명절에 돈을 쓸 데가 많을 텐데 사모님이 쓰시라”고 답해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게 채씨 증언이다. 채씨는 “명절 때마다 박채윤이 항상 500만원씩 상자에 넣어줬느냐”는 안 전 수석 변호인 질문에 “몇 번 받은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채씨는 박씨가 딸 결혼 때도 축의금 500만원을 건넸다고 말했다.
다만 채씨는 안 전 수석이 화를 낼 것으로 예상해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제가 조금 정신이 나간 거 같다. 현금에 욕심이 났던 거 같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부인의 증언을 지켜보는 안 전 수석은 변호인에게 귓속말을 하거나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채씨는 또 2014년 10월과 2015년 8월 두 차례 걸쳐 김씨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성형시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박씨가 귀찮을 정도로 연락하며 요청했기 때문에 미안해서 계속 거절하지 못했다”며 두 번째 시술을 받은 이유를 밝혔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