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성소수자들의 축제 ‘2017년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 아래 삼삼오오 앉아 행사를 즐겼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국내 최대 성소수자 문화 축제인 ‘퀴어문화축제’가 14일 개막했다. 거리 행진 등 축제의 주요 행사는 15일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14일 저녁 7시30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 개막식 ‘퀴어야행(夜行), 한여름 밤의 꿈’이 열렸다. 로베르토 파워스 주한 미국 부대사 대리 직무대행 등 각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라 축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로베르토 직무대행은 “주한 미국대사관과 미국인들을 대표해 성공적인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이 축제는 저희가 매년 기다리고 있는 행사로, 전세계 성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애쓰는 분들을 지지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주한 미대사관은 퀴어문화축제를 축하하는 의미로 ‘성소수자의 자긍심’을 뜻하는 무지개색 깃발을 대사관 건물에 걸기도 했다.
로베르토 파워스 주한 미국 부대사 대리 직무대행 등 각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라 축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로 열여덟번째를 맞은 이 축제의 올해 주제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로 정했다. ‘성소수자 인권 정책은 대통령이 나중에 답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을 표현하려는 취지로 정한 것’이라고 주최 쪽은 설명했다.
축제의 메인 행사인 부스 설치와 거리 퍼레이드 등은 15일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서울광장에는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해 각국 주한 대사관, 기업, 정당 등 모두 101개의 부스가 세워진다. 오후 4시부터는 대규모 도심 행진인 ‘퀴어퍼레이드’가 진행된다.
보수 기독교 단체들도 15일 대규모 반동성애 집회를 예고하고 나서 충돌이 우려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등 보수 기독교 단체들은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 집회를 연 뒤 대한문부터 청와대 앞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이들은 개막식이 열린 14일께 서울광장 인근에서 ‘맞불 기도회’를 여는 등 ‘반동성애’ 집회를 잇따라 열었다.
퀴어문화축제는 23일까지 계속된다. 20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 강남구 신사동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 신사 영화관에서 진행되는 한국퀴어영화제를 끝으로 18회 퀴어문화축제는 막을 내린다.
글·사진 고한솔 기자, 김진완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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