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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청년 단체들, 노동법 어려운 이주노동자 위해 앱 개발한다

등록 2017-07-28 14:39수정 2017-08-07 09:40

충북 청주의 이주민들레·좋은교육연구소
이주노동자 위한 어플리케이션 개발
외국어로 번역된 노동법, 이주민 인권센터 연계 기능
청주청년이주민인권모임 ‘이주민들레’와 비영리교육단체 ‘좋은교육연구소’가 개발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앱. 사진 이주민들레 제공.
청주청년이주민인권모임 ‘이주민들레’와 비영리교육단체 ‘좋은교육연구소’가 개발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앱. 사진 이주민들레 제공.
충청남도 논산에서 일하는 네팔 이주노동자 ㄱ(30)씨는 깻잎 밭에서 일하다 봉변을 당했다. ㄱ씨가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바람에 깻잎 줄기 3개를 꺾자, 이를 목격한 고용주가 ‘깻잎을 왜 꺾냐’며 ㄱ씨를 폭행한 것이다. ㄱ씨를 발로 차려고 달려드는 고용주를 다른 노동자들이 겨우 말리고 나서야 폭행은 멈췄다. 어디에 도움을 호소해야 할지 몰랐던 ㄱ씨는 직업을 구하기 전 잠시 머물렀던 청주 네팔쉼터에 전화를 걸었고, 쉼터의 도움을 통해 겨우 대전에 있는 한 이주노동자인권센터에 사건을 접수할 수 있었다.

이주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을 알지 못해 노동법 위반 행위에 그대로 노출되거나 이주노동자를 위한 인권단체의 존재를 몰라 제때 도움을 요청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충북 청주시에 있는 네팔 노동자를 위한 공간 ‘네팔쉼터’에는 ㄱ씨와 같은 사연이 쏟아졌다. 쉼터와 연계해 이주노동자 권리 찾기 운동을 해온 청주청년이주민인권모임 ‘이주민들레’와 비영리교육단체 ‘좋은교육연구소’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마이그랜트 헬프 인 사우스 코리아(migrant help in South Korea)’를 개발하기 시작한 이유다. 이 앱은 이주노동자를 위해 외국어로 번역된 노동기본법을 제공하고 이주노동자인권센터와의 연계를 돕는다.

이주민들레 김진주 대표는 “부산 시민단체 ‘이주민과함께’에서 ‘이주민을 위한 노동기본법’이라는 책자를 냈다. 노동법을 한국어와 네팔어로 설명한 책이다. 이 책 15권을 네팔 노동자들에게 배부한 적이 있는데, 노동자들이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며 너무 고마워했다. 노동법을 쉽게 전달하는 방법을 마련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백종원 좋은교육연구소 대표는 “많은 노동자가 외딴 일터에서 고립된 상태로 지낸다. 도움이 필요해 근처 이주노동센터에 연락하려고 해도, 어디에 있고 어떻게 연락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백종원 대표는 직접 앱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 3월 애플리케이션 개발교육을 받기 위해 서울에 왔다. 도움의 손길도 쏟아졌다. 시민단체 이주민과함께는 앱 개발 취지에 공감해 10여개국 언어로 번역된 노동법 관련 자료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앱 디자이너 조나단씨와 오지연씨도 무료로 봉사하겠다고 나섰다.

청주청년이주민인권모임 ‘이주민들레’와 비영리교육단체 ‘좋은교육연구소’가 개발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앱. 사진 이주민들레 제공.
청주청년이주민인권모임 ‘이주민들레’와 비영리교육단체 ‘좋은교육연구소’가 개발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앱. 사진 이주민들레 제공.
앱에는 이주노동자들에게 꼭 필요한 기능이 담길 예정이다. 이주노동자들은 앱을 통해 네팔어, 한국어, 영어로 번역된 근로기준법, 고용허가제 등을 쉽게 검색해볼 수 있다. 노동법에 관해 이주노동자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을 질문과 답변 형식(Q&A)으로 정리한 자료도 담긴다. ‘사장이 이유없이 욕할 때’, ‘최저시급을 확인하고 싶을 때’ 등 상황별 대응 방법을 담는 식이다. 인근 이주민 인권단체의 위치를 검색하고, 자신이 현재 처한 상황을 메일로 보내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앱은 안드로이드용으로 다가오는 11월 출시될 예정이다. 우선 한국어와 네팔어, 영어 세 가지 버전으로 시범 운영된다. 김진주 대표는 “이 앱이 이주노동자들이 부당한 노동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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