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 연합뉴스
검찰도 수사에서도 분식회계 상당 부분 파악
이라크 사업 미수금 매출로…‘부풀리기’ 의혹
수억원대 배임수재 혐의 전직 본부장 구속영장
이라크 사업 미수금 매출로…‘부풀리기’ 의혹
수억원대 배임수재 혐의 전직 본부장 구속영장
금융감독원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카이)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정밀감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검찰과 금감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금감원은 최근 카이의 회계처리가 제대로 됐는지 심사감리에 착수했다가 이번주부터 분식회계 관련 정밀감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카이 쪽이 경영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아직 대금이 들어오지 않은 이라크 사업 관련 대금을 매출로 잡는 등 분식회계를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이는 2014년 내전으로 파괴된 이라크 활주로와 공항관제시스템 등 재건 사업을 맡으며 주요 건설사 등에 하청을 줬지만, 대금은 아직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들은 카이가 회계장부에 이를 허위로 기재한 흔적을 발견하고, 경남 사천 본사에 머물며 강도 높은 감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애초 카이의 감사를 담당했던 ㅅ회계법인 역시 관련 회계장부를 재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카이 쪽 관계자는 “그동안의 관례대로 회계처리를 해왔던 것인데, 검찰의 비자금 관련 수사가 제대로 진전되지 않자 회계 쪽으로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냐는 회사 내부의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카이의 원가 부풀리기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도 회계장부와 전산 자료 등 관련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분식회계와 관련된 부분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카이가 보잉사로부터 ‘보잉777’ 등 주요 기체 부품 등 수출 계약을 따내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원가를 낮춰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업무와 관련해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윤아무개 전 카이 본부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카이 비자금 조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손승범 전 카이 차장을 공개 수배하고 추적하고 있다. 카이 인사운영팀 소속이던 손씨는 처남 명의의 하청업체를 차려 247억원대의 물량을 챙기고 금품 20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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