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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미-중 눈치보는 ‘애매한 절충주의’는 사드문제 해결 못한다”

등록 2017-08-06 19:42수정 2017-08-06 20:20

【짬】 ‘다른백년’ 출범 1돌 첫 에세이집 이래경 이사장

주권자전국회의 사드대책위원장을 자임하고 있는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
주권자전국회의 사드대책위원장을 자임하고 있는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
“경북 성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의혹·불법·매국 그리고 국민과 국가의 자존심을 깡그리 짓밟는 폭거 속에 이뤄졌다. 국민들 대부분에게 한국은 아직 독립된 주권국가가 아니라 미 군부가 마치 일제의 총독부처럼 한국을 지배하는 군사적 종속국가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 일대 역사적 사건이었다.”

‘다른백년’ 출범 1년을 맞은 이래경(63) 이사장은 자신의 첫 에세이집 <다른 백년을 꿈꾸자>(책담 펴냄)의 ‘제1부 제1장’을 이렇게 사드 얘기로 시작했다.

“처음부터 책에 사드 얘기를 담을 생각을 한 건 아니었는데, 사드 문제가 최근 워낙 긴급하고도 중대한 사안이어서 서둘러 정리해 넣었다.”

지난 4일 서울 도화동 다른백년 사무실에서 만난 이 이사장은 사드 배치를 “우리의 미래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미래 프레임을 결정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했다.

지난 4월 촛불정신을 잇기 위한 국민공동체로 출범한 ‘주권자전국회의’의 전략위원장이자 사드대책위원장도 자임하고 있는 그는 책머리에서 사드 배치의 함의를 직설적으로 정리했다. “사드 시스템은 한반도를 북한의 핵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방어무기체계가 아니라, 북한·중국의 핵 대응전력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가능하게 해주는 미군의 전략적 미사일방어체계(MD)의 일환이다. 따라서 사드는 한반도에 안전과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불러들이는 재앙의 시작이다.”

주권자전략회의 사드대책위원장 ‘자임’
4월 ‘미-중회담’ 앞서 시민대표로 방미
“최근 문대통령 추가배치 결정에 실망”

‘다른 백년을 꿈꾸자’ 첫 에세이집 출간
서울대 공대 제적 이래 40년 사회운동
“근대화·산업화 실패 되풀이 않도록”

사드대책위원장 자격으로 그는 지난 4월 시진핑 중국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4대 종단·시민단체 대표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한국민들의 뜻과 의지를 전달했다. 백악관과 상원, 앰네스티, 맨스필드 파운데이션 등 미국 조야와 유엔에 각종 성명서를 전달하고 미국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 사드 배치의 문제점과 부당성을 토로하고 다양한 의견을 듣고 오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달 말 북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직후 국가안보회의에서 사드 포대 추가 배치를 지시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큰 실망감을 표시했다. “최종배치 결정이 아닌 임시배치라고는 했으나, 골치 아픈 사드 배치 문제를 북의 미사일 발사를 빌미 삼아 차제에 그렇게 떠넘기기식으로 처리해버리려 한 게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는 그는 “촛불혁명의 여망 속에 집권한 정부가 대다수 시민의 기대를 저버린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무엇보다 “사드 배치로 인해 결국 일본과 군사동맹을 강화하게 된다”며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전략적 이익, 미-일 동맹의 이익, 그들과 손잡은 일부 기득권 세력만을 위한 사드 배치를 받아들여 중국 등과 척을 지고 동족끼리 끝없는 소모전을 벌이며 남 좋은 일만 하려 하느냐”는 것이다.

“중국의 한국 견제와 보복 역시 지나친 감이 있지만, 우리에게 ‘최소한 중립 유지’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한 그는 “사드 배치와 중국 관계 개선이라는 ‘애매한 절충주의’는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현 정부에 제안했다.

‘한국 사회의 대변혁은 가능하다’는 부제가 붙은 책 <다른 백년을 꿈꾸자>는 그가 써온 칼럼들을 중심으로 시민사회와 기본소득, 복지 등에 관한 생각을 담았다. 1973년 서울대 공대에 입학한 이래 40년 동안 줄곧 진보시민사회 진영에서 활동해온 사회운동가로서 그의 다양한 경륜을 총정리한 셈이다.

그는 민주화운동 관련 시위로 두번 제적당한 뒤 96년 서울대 공대생 처음으로 명예졸업장을 받았고, 독일계 기계공업사와 합자한 호이트한국의 대표이사로 27년간 경영 경력도 지녔다. 그는 고 김근태 의원이 이끌었던 한반도재단 운영위원장을 거쳐, 일촌공동체를 설립하고, 8년간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를 지냈다. 지난해 7월 시민사회의 소통매체를 표방하고 출범한 다른백년은 동학혁명 이후 외세에 의한 근대화, 독재정권에 의한 산업화 과정에서 지난 100년 동안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다른’ 100년을 만들자는 취지의 민간 싱크탱크다.

그는 “한국 사회가 산업적·물적 기반을 쌓는 데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건 분명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너무 단세포적이고 천박하다. 극심한 양극화 속에 삶의 질 면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악의 상태다. 이대로는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를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것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대안을 책에 제시했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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