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후보를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의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던 이재정(43)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김대웅)는 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의원에게 벌금 25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4월5일 경기 시흥시에서 같은 당 백원우 후보 지원 유세를 하던 중 함진규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향해 “강남 백화점에서 음식 사 먹는 사람”이란 취지로 말하며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2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수원지법 형사12부(재판장 이승원)는 “이 의원 발언은 함 후보를 지칭한 것으로 인정되지만, 지원유세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언한 점 등을 볼 때 국회의원직을 상실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250만원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로 판단하되, 범죄의 정도가 가벼울 때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2년이 지나면 면소해주는 것을 말한다. 당시 배심원 7명 중 6명이 선고유예 의견을 낸 것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의원이 특정 후보를 비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의원 발언은 새누리당 주요 지지세력으로 생각되는 부유층의 생활방식을 표현한 추상적 의견에 불과해 보인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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