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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재용 징역 5년…법원 ‘박근혜 뇌물’ 인정했다

등록 2017-08-25 21:35수정 2017-08-25 22:14

1심 재판부 “정치·자본권력, 부도덕한 밀착”
433억 중 승마·스포츠영재 지원 89억만 ‘뇌물’
최지성·장충기에 징역 4년 선고뒤 법정구속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피고인 이재용을 징역 5년에 처한다.”

대한민국의 최고 경제권력도 법의 심판을 피해 가지 못했다. 지난해 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타올랐던 ‘촛불 민심’이 결국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적폐로 꼽히는 정경유착을 단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 이날 판결로 한때 대한민국 최고 정치권력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처벌 가능성도 크게 높아졌다.

25일 오후 3시26분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하자 법정에선 낮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 부회장은 피고인석에서 일어나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표정 변화 없이 정면을 응시했다.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최지성(66) 전 실장(부회장)과 장충기(63) 전 차장(사장)도 담담한 표정으로 재판부의 선고를 들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라”는 재판부의 말에 누구도 반응하지 않았다. 이날 법정에 선 삼성 쪽 5명의 피고인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사장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황성수(55) 전 삼성전자 스포츠기획팀장(전무)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실형을 면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서 이번 삼성 뇌물 사건에 대해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최고 정치권력자인 대통령과 대규모 기업집단이 관련된 정경유착이라는 병폐가 과거사가 아닌 현실이라는 사실로 인한 신뢰감 상실은 회복하기 쉽지 않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특검의 공소사실 모두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박 전 대통령 쪽에 433억원의 뇌물을 주거나 주기로 약속한 혐의 가운데 재판부가 인정한 뇌물 공여 액수는 89억원이었다. 이 부회장 등이 정유라씨의 승마지원을 위해 최순실씨의 코어스포츠와 용역계약을 맺은 213억원 중 실제로 지급한 돈(78억원)의 일부인 73억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원만 뇌물로 본 것이다.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뇌물 공여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시작하기 전, 가장 늦게 들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일어선 이)이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사장 옆에 앉으려고 하고 있다. 박 전 사장 옆으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스포츠기획팀장(전무)이 차례로 앉아 있다. 일러스트 김대중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뇌물 공여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시작하기 전, 가장 늦게 들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일어선 이)이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사장 옆에 앉으려고 하고 있다. 박 전 사장 옆으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스포츠기획팀장(전무)이 차례로 앉아 있다. 일러스트 김대중
삼성이 미르·케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은 무죄로 판단했다. “최순실씨의 사익 추구를 위한 수단이고 박 전 대통령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관여했지만, 대통령의 관심에 따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책정한 출연금을 어쩔 수 없이 납부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또 뇌물로 본 89억원 가운데 81억원을 이 부회장 등이 회삿돈을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대상)한 것으로 판단했다. 양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던 재산국외도피 혐의(50억원 이상은 10년형 이상)와 관련해서는 재판부가 기소된 79억원 가운데 37억원만 인정해 법정형이 5년 이상으로 낮아졌다.

항소심 대결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은 선고 뒤 “항소심에서 일부 무죄 부분이 유죄로 바로잡힐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 송우철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1심 판결은 법리 판단과 사실 인정 모두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워 즉시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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