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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승마 지원 알려지면 탄핵감”… 박근혜 ‘탄핵’ 예고한 삼성?

등록 2017-09-29 19:06수정 2017-09-29 20:27

박근혜·최순실 재판서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 증언
“박상진 전 사장, ‘브이아이피가 말 사주라고 했다’”
“최씨 용역대금 유용 알려지면 탄핵감” 들었다고도 증언
‘비선 실세’ 최순실씨 측에 대한 삼성그룹의 특혜성 자금 지원 의혹과 관련해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이 지난해 11월1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밤샘조사를 받고 귀가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16.11.13 연합뉴스
‘비선 실세’ 최순실씨 측에 대한 삼성그룹의 특혜성 자금 지원 의혹과 관련해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이 지난해 11월1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밤샘조사를 받고 귀가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16.11.13 연합뉴스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사장이 정유라(21)씨에 대한 삼성의 승마 지원이 박근혜(65) 전 대통령 뜻이라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전 대한승마협회 관계자는 박 전 사장이 “박 전 대통령 지시와 최씨의 용역대금 유용 사실이 알려지면 탄핵감”이라는 취지로 말하며 입단속을 주문했다고도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29일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이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박 전 전무는 삼성에 최씨 요구를 전달하고 정씨 지원의 틀을 짜는 등 양쪽의 연락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날 법정에서 그는 2015년 12월 독일에서 귀국한 뒤 박 전 사장을 만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해 8월 최씨 회사 ‘코어스포츠’와 삼성 사이에 정씨 지원을 골자로 하는 용역 계약이 체결된 뒤, 최씨가 용역 대금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알고 사이가 틀어져 귀국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박 전 사장으로부터 ‘대통령이 말을 사주라고 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박 전 전무는 “제가 손을 떼고 왔으니 독일 일을 잘 챙겨보시라”는 자신의 말에 박 전 사장이 “독일 얘기는 하지 말고 아시아연맹 얘기만 합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사장이 “브이아이피(VIP·대통령)이 말을 사주라고 한 것”이라며 “세상에 알려지면 탄핵감이니 앞으로 당신도 입조심하라”고 주문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지시로 용역 계약 체결이 이뤄졌는데 최씨가 독일에서 하는 일(용역대금 유용)이 세상에 알려지면 큰일날 수 있다는 뜻인가”라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질문에 “저는 그렇게 받아들였다”고 답했다. 또 박 전 사장이 “한달에 한번이라도 꼭 만나서 점심이든 저녁이든 하자”며 자신을 ‘관리’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전무의 증언은 박 전 대통령이 단독면담 때 정씨를 언급한 적 없었고, 승마 지원 계약이 최씨 방해 때문에 애초 계획과 달리 정씨 ‘핀셋 지원’으로 변질됐다는 삼성 쪽 주장과 배치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등은 지난 8월 1심 피고인신문 때 “‘승마유망주 올림픽 지원하라’는 박 전 대통령 요구를 정씨에 대한 지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단독면담 때 정씨를 직접 언급한 적 없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이같은 삼성 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전 전무는 지난 11일에도 증인으로 나와 “최씨의 용역 대금 사적 유용을 경고했지만 박 전 사장이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고 증언한 바 있다. 최씨는 2015년 삼성으로부터 받은 코어스포츠 자금 35만 유로 상당을 이용해 현지 호텔 구매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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