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인 4일 오전 1303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색동 족두리가 씌워져 있다. 연합뉴스
추석 명절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외치는 ‘수요 시위’가 이어졌다.
4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제1303차 정기수요시위가 열렸다. 추석 당일 연휴에도 불구하고 100여명이 넘는 시민이 참석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이 자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1) 할머니도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김 할머니에게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외치며 할머니의 건강을 기원했다.
추석인 4일 오전 1303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빨갛게 익은 햇사과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한국염 정대협 공동대표는 무대에 올라 “추석에도 수요집회는 열린다. 옳은 일을 행하고 정의를 따르는 사람들도 한 가족이다. 오늘 수요시위에 온 여러분이 할머니의 한 가족”이라고 말문을 연 뒤 “각자 마음에 떠오른 달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고 이 땅의 평화가 증진되기를 기원하자”며 묵상을 제안했다.
한 대표는 이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세워진 ‘화해·치유 재단’을 해산하라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을 맞아 김복동 할머니에게 전화를 거셨다. 할머니가 문 대통령에게 ‘왜 화해·치유재단 해산 안 하고 그냥 두느냐, 역사를 판 돈을 엉뚱하게 쓰지 못하도록 정부가 나서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셨다. 대통령이 손을 놓지 않고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추석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303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김복동 할머니가 시위 참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김 할머니도 발언을 이어갔다. 김 할머니는 “민간단체에서 피해 할머니를 보호하고 우리 힘으로 소녀상을 세우고 박물관을 세웠다. 이제 밥상 다 차려놨는데 엉뚱한 사람이 들어와 밥상을 차지하고 있다. 할머니들의 피맺힌 돈으로 마음대로 (화해·치유) 재단을 만들어놨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나서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끝까지 싸웁시다. 한가위에 집에 편안하게 있어도 되는데 이렇게 여러분이 모인 것은 역사가 기억할 것이다. 내가 죽어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추석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303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수요시위에는 기금 전달식도 진행됐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어폴로지>의 기획사 에이케이(AK)엔터테인먼트도 영화 상영수익금 185만여원을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에 기부했다. 수요시위 음향을 담당하는 휴매니지먼트는 이날 정대협에 ‘나비기금’ 1천만원을 기부했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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