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전임 교수 중 여성 비율이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전임 교수의 성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학교 다양성위원회는 12일 ‘서울대학교 다양성보고서 2016'을 발표해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밝혔다. 이는 학부생 중 여성 비율(40.5%), 대학원생 중 여성 비율(43.2%)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다양성위원회는 “교원과 학생 간 성비 불균형은 해외에서 가장 중요한 대학 성 불평등 지표의 하나로 논의돼왔다. 국내에서 2003년 국공립대여교수채용목표제가 도입돼 여성교원을 적극적으로 임용하려 했지만 지난 10년 동안 여성교원 비율은 정체상태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 교수가 없거나 10% 미만인 학과는 전체 학과에서 36.3%를 차지했다. 전체 교원이 10명을 넘어가지만 여성 교수가 한 명도 없는 학과 등도 14곳에 달했다. 타 대학 학사 출신, 외국 출신의 전임 교원 등 소수자의 비율도 높지 않았다. 여성, 타 대학 학사 출신, 외국 출신의 전임 교원 비율을 분석한 ‘다양성 임용' 수치는 29.1%에 그쳤다.
이와는 반대로, 비전임 교원·연구원 등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직군의 여성 비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성위원회는 “비전임 교원·연구원의 여성 비율은 57.6%로, 전임 교원 비율과 큰 대조를 보였다”고 밝혔다. 교직원의 경우도, 일반 정규직 중 여성 비율은 47.4%를 차지한 반면,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근로자 중 여성 비율은 76.4%에 달했다. 다양성위원회는 “여성의 고용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학교 의사결정 구조에서도 성 불평등이 심각했다. 다양성위원회가 주요 심의기구와 보직, 평의원회의 성별과 직급별 참여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학내 주요 보직에 여성교원이 참여한 비율은 13.3%에 그쳤다. 주요위원회는 14%, 평의원회는 13.3%로 나타났다.
다양성 위원회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올해 주요 정책 과제로 “다양성 임용 증진을 위한 본부 차원의 방안을 제시하고 여성 전임 교원이 주요위원회에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이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학교 본부에 제안했다.
서울대 다양성위원회는 서울대 운영과 학내 구성원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을 연구하고 제안하는 자문기구로, 지난해 3월 출범했다. 다양성위원회는 “대학 구성원 통계와 대학 운영, 생활지원 등을 다양성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이라며 보고서 발간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비전임 교원과 연구원, 대학원 연구생 등 통계에서 다루지 못했던 구성원 등을 가시화해 규모와 역할 등을 파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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