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현준 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이 지난 10월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화이트 리스트'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단체 관제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허현준(49)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18일 법원 영장심사에 출석하며 야당 낙선운동 개입 혐의를 부인했다.
허 전 행정관은 이날 오전 10시15분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단체 관제시위’를 관리하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을 통해 다수 대기업이 지원금을 주도록 요구한 혐의(직권남용)를 받는다. 또 보수단체들이 야당 정치인을 비방하는 낙선운동을 여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공직선거법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도 있다.
허 전 행정관은 이날 대기업을 동원해 보수단체를 지원한 사실은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법적책임은 없다고 주장하했다. 그는 “보수단체 지원의 핵심 실무자라는 얘기에 동의하는가”는 취재진 질문에 “제가 책임졌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라고 생각하며, 부인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대기업을 동원한 보수단체 지원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법리 공방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정치적 의견을 달리하는 분들이 반대의견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영역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 “대통령 지시로 한 일이 아니란 입장인가”라는 질문에도 “대통령 지시 여부는 제가 알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허 전 행정관은 낙선운동 관여 혐의는 부인했다. 그는 “낙선운동에 관여한 바 없고, 언론에서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임의적으로 보도한 것”이라고 했다.
허 전 행정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영장 발부 여부는 저녁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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