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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또치샘 잘가요”…세월호 고창석 교사 장례에 제자들 발길

등록 2017-11-12 08:30수정 2017-11-12 20:43

11일 목포신항에서 영결식 뒤 삼성서울병원서 장례
빈소에 고 고창석 교사 동료와 학생들 발길 이어져
“항상 학생을 사랑하고 희생하셨던 분” 눈물 글썽
고창석 교사(당시 40)의 빈소가 세월호 참사 이후 약 3년 7개월만인 11일 마련됐다. 고 교사는 사흘간 장례를 치른 후 순직을 인정받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신민정 기자
고창석 교사(당시 40)의 빈소가 세월호 참사 이후 약 3년 7개월만인 11일 마련됐다. 고 교사는 사흘간 장례를 치른 후 순직을 인정받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신민정 기자
“선생님은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분명 똑같은 선택을 하실 것 같아요. 항상 학생을 위해주던 분이셨습니다.”

세월호 참사 때 제자들을 구하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던 고 고창석 단원고 교사의 장례가 11일부터 치러지고 있다. 이날 오후 전남 목포신항에서 영결식이 진행된 뒤 고 교사의 유해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져 그를 따르던 학교 제자들과 지인들을 맞았다.

고 교사는 세월호 참사 296번째 희생자다. 오랜시간 미수습 상태였던 그의 유해 일부가 지난 5월15일 세월호 선체 수색 과정에서 발견되면서 그의 장례가 3년7개월만에 치러지게 됐다.

11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추모객들은 고 교사를 ‘성실하고 학생을 아꼈던 사람, 다정하고 따뜻했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고 교사와 대학 동기로 절친하게 지냈던 이수길(44)씨는 “창석이는 스킨 스쿠버 수업도 받은데다 수영을 잘 하는 친구였다. (참사 당시) 혼자 살려고 하면 충분히 살 수 있는 친구였는데, 교사로서 소명을 다하다 숨진 것 같다”고 떠올렸다. 또다른 대학 친구 조형준(44)씨도 “창석이는 조용하면서도 긍정적인 성격이었고 항상 자랑스러운 친구였다”며 “대학 때부터 쭉 짧은 스포츠머리였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10여년 전 고 교사가 상록중학교에 재임하던 때의 제자들도 빈소를 찾았다. 김진희(25)씨는 그를 ‘엄격하면서 정이 많았던 분’으로 기억했다. 김씨는 “당시 선생님께 혼도 많이 나고 벌도 받았지만, 나를 위해 혼낸다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 나쁘거나 선생님이 밉지 않았다”라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선생님답게 가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학생을 사랑하고 희생하셨던 분이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윤선혜(25)씨도 “중학교를 졸업하고 선생님을 찾아뵀을 때 한 번에 알아보고 엄청 반가워해주셨다”며 “선생님을 찾아오는 옛 제자들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세월호 미수습자 9명 중 3년 만에 바닷속에서 유해가 수습된 단원고 고창석 교사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목포신항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미수습자 9명 중 3년 만에 바닷속에서 유해가 수습된 단원고 고창석 교사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목포신항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3시20분께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빈소를 찾아 헌화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의 화환도 식장에 놓였다.

2014년 3월 단원고에 부임한 고 교사는 인성생활부 교사로 수학여행에 동행했다 참변을 당했다. 대학에 다닐 때부터 아이들을 좋아했다는 그는 학생들과도 친근하게 어울렸고, 그런 고 교사에게 학생들은 짧은 스포츠머리가 고슴도치같다며 ‘또치쌤’이라고 부르며 따랐다. 순직을 인정받은 고 교사는 13일까지 장례를 치르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한편, 세월호 희생자 중 단원고 남현철·박영인 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 씨·혁규 군 부자 등 5명은 여전히 유해 수습을 기다리고 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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