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숨진 배우 김주혁(45)씨가 사고 당시 술을 마시거나 향정신성 의약물 등을 먹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세간에서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심근경색 증상 역시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주검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4일 강남경찰서에 부검 결과를 전달했다. 국과수는 “조직 검사를 진행한 결과 사망 원인은 1차 소견과 마찬가지로 머리뼈 골절 등 머리 부위 손상으로 판단된다”며 “약독물 검사에서도 미량의 항히스타민제가 검출된 이외에 알코올 등 특기할 만한 약물·독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이어 “심장 검사에서도 동맥 손상이나 혈관 이상, 염증 등이 없어 심근경색이나 심장전도계의 이상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국과수는 그랜저 차량과의 2차례의 충돌 등 경미한 사고로 인해서는 큰 손상이 발생할 상황이 아닌 점, 사고 후 김씨가 가슴을 핸들에 기댄 채 양손으로 핸들을 감싸쥐고 괴로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는 피해자 진술 등으로 미뤄 볼 때 김씨가 자구력을 잃었을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최종 교통사고로 인한 치명적인 머리손상이 발생하기 전, 사후에 밝히기 어려운 급격한 심장 또는 뇌 기능실조가 선행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찰은 김씨의 차량에서 블랙박스도 발견, 음성녹음 파일이 있는지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과수 검사 결과, 음성 녹음 기능을 꺼둬 녹음 파일은 없는 것 같다”면서도 “블랙박스 본체에 혹시라도 음성 녹음 파일이 남아 있는지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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